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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문자' 논란에 한동훈 "영부인과 정무적 논의 부적절"

등록 2024.07.05 14:50

수정 2024.07.05 14:51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지난 총선에서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사건을 사과하겠다"고 보낸 문자를 읽고 무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날 방송된 CBS라디오에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은 지난 1월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보냈던 텔레그램 문자의 내용을 입수했다며 공개했다.

1월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이 뜨겁던 때였다.

핵심 내용만 발췌해 재구성한 것이라는 이 문자에서 김 여사는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 번이나 국민들께 사과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했다가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 사과하라면 하고 더 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다. 한 위원장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문자 내용이 길어 핵심 내용만 정리해 분석한 것인데, 한 후보가 우리 흔한 말로 '읽씹'(읽고 무시)했다는 것"이라며 "굴욕적인 저자세로 정중히 문자를 보낸 김 여사 입장에서 굉장히 모욕을 느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5일 "집권당 비대위원장과 영부인 간 정무적 논의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문자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민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시점에 이런 얘기(문자 보도)가 나오는지 의아하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지금 당 화합을 이끌어야 하고 그런 당 대표가 되고자 나온 것이기 때문에 더 분란을 일으킬 만한 추측이나 가정을 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원희룡 후보는 곧장 공격에 나섰다.

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후보의 답에 대해 "충격적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총선 기간 중 가장 민감했던 이슈 중 하나에 대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영부인의 문자에 어떻게 답도 안 할 수가 있느냐"며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한 위원장이 그때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호응했다면 얼마든지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당이 그토록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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