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체

"범인 머리 한국 보내겠다"더니…'한인 살해' 필리핀 경찰 도주

등록 2024.09.09 08:40

수정 2024.09.09 09:29

'범인 머리 한국 보내겠다'더니…'한인 살해' 필리핀 경찰 도주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이 한인 살해 경찰관의 머리를 한국에 보내겠다고 말하고 있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지난 2016년 발생한 '필리핀 한인 사업가 납치 살해 사건'의 주범이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범은 필리핀 전직 경찰 간부로 8년 만에 유죄로 인정돼 종신형을 선고 받았지만 도주한 것이다.

필리핀 경찰은 올해 7월부터 주범 라파엘 둠라오의 형 집행을 위해 주거지를 수색하고 있지만 행방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핀 마닐라 항소법원은 지난 6월 전직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인 둠라오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종신형을 선고했다.

필리핀은 유죄가 선고된 피고인에 대해 형 집행 전까지는 불구속 상태가 유지돼, 둠라오가 도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따라서 선고부터 집행까지 2주 기간 동안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필리핀 사법 당국과 한국대사관에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대사관이 필리핀 사법 당국에 '신병 확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했는지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올 전망이다.

살해 피해자 한인 지모씨의 아내 최모씨는 "달아난 주범 검거 및 사건 실체 규명을 위해 정부가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지씨는 지난 2016년 10월 18일 오후 2시쯤 필리핀 북부 루손섬 앙헬레스시 자택에서 이사벨, 옴랑에 의해 납치됐다.

당시 이들은 지씨를 본인 차량에 강제로 태운 뒤 경찰청 마약단속국 주차장으로 데리고 가서 살해했다.

이어 다음날 오전 11시쯤 인근 칼로오칸시의 한 화장장에서 지씨 시신을 소각하고 유해를 유기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사건은 현직 경찰들이 대낮에 직접 납치·살해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필리핀 한인사회는 물론 많은 현지인을 충격에 빠뜨렸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동포의 사망에 사과 드린다"며 "범인의 머리를 한국에 보내겠다"는 극단적 표현까지 사용하며 한국 달래기에 나섰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