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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앞둔 가을 들판 '쑥대밭'…아내 마중 나갔다 '참변'

등록 2024.09.22 18:58

수정 2024.09.22 19:02

[앵커]
때아닌 폭염에 이례적인 가을 폭우에 정신이 없었는데 오늘은 완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섭게 내린 가을비가 남긴 상처는 컸습니다. 도로와 주택 270여 곳이 침수됐고 여의도 면적의 10배에 달하는 농경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전남에서는 폭우 속에 아내를 마중 나갔던 80대 노인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습니다.

먼저 박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우로 배수로가 넘쳐 거센 물살이 흐릅니다. 흙탕물은 도로까지 뒤덮습니다.

어제 오후 이 배수로 앞 주택에 살던 8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렸습니다.

주민들은 치매를 앓던 아내를 마중 나갔다 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김수희 / 마을 주민
"영감님이 항상 마중을 나오시는데 할머니 데리고 가려고 그 시간이니까 이제 나와 있었죠."

경찰과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10대와 인력 220여 명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습니다.

80대 남성은 수색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근의 한 양곡 창고. 빗물이 어른 무릎 높이까지 들어찼습니다.

쌓아둔 쌀 400톤이 못 쓰게 됐습니다.

전계옥 / 농협 직원
"건조시켜서 지금 주종용이나 사료용으로 지금 이렇게 처분을 할 계획을…."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흙탕물은 농경지도 집어삼켰습니다.

물이 빠진 논에는 수확을 앞둔 벼들이 고개를 떨꾼 채 쓰러져 있습니다.

침수된 농경지는 전남에서만 약 1000ha, 전국적으로는 여의도 10배에 달하는 4000ha가 넘습니다.

행정안전부와 자치단체가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TV조선 박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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