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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인정한 오재원, 보복협박은 부인…왜?

등록 2024.05.03 08:19

수정 2024.05.03 08:29

[앵커]
이번 한 주를 뜨겁게 달궜던 사건 이슈를 짚어봅니다. 사회부 사건데스크 최석호 차장 나왔습니다. 오늘 주제부터 공개해 주시죠.

[기자]
"마약 투약 인정한 오재원, 보복협박은 왜"입니다.

[앵커]
마약 혐의를 받는 야구 국가대표 출신 오재원 씨가 법정에 나왔죠?

[기자]
그제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오재원 씨는 "직업이 뭐냐"는 재판부 질문에 "야구 선생님이었는데, 지금은 무직"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3월, 전직 국가대표 야구선수가 마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줬죠. 오씨의 혐의는 크게 6가지입니다. 2022년 말부터 11차례에 걸쳐서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을 보관한 혐의, 지난해 1월부터 89차례에 걸쳐서 수면유도제를 대리처방 받은 혐의 등을 받습니다. 구속영장 심사를 받으러 가는 오재원 씨,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오재원 /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3월 21일)
"(마약은 언제 투약하신 겁니까? 선수 때도 하신 건가요?) …
(마약 수사 증거 숨기기 위해 탈색하고 제모까지 하신 것 맞습니까?) …" 

[앵커]
재판에선 대다수 혐의를 인정했다면서요?

[기자]
마약 투약과 수면제 대리처방에 대해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오재원 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공범이 있는데다가 지난달엔 오씨에게 필로폰을 '공급'했다는 지인 사업가와 유흥업소 관계자까지 잇따라 구속되지 않았습니까? 확실한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 혐의를 부인하긴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마약은 인정을 했다... 그럼 부인하는 혐의도 있다는 건가요?

[기자]
특가법상 보복협박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오재원 씨는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공범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사결과 이 공범이 오씨를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오씨가 휴대전화를 부수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오 씨는 그제 재판에서 이 보복협박 혐의에 대해선 강력 부인했습니다. 

[앵커]
휴대전화를 부쉈다면 파손된 휴대전화가 있을 거잖아요. 증거가 있는데도 보복 혐의를 부인한다고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특가법상 보복협박, '형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습니다. 벌금형이 없어서 유죄가 인정되면 징역형을 살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마약 혐의를 인정한 상황에서 보복협박 혐의까지 추가된다면 형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임준태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보복협박이라고 하면 1년 이상의 징역이니까. 1년이라는 것은 5년, 10년이 될 수 있고 하니까. 자기 주장을 통해서 혐의 입증이 애매모호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쪽을 부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아직 재판 초기단계입니다. 혐의 입증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오씨가 휴대전화를 부쉈다는 사실만으로 '보복 의도'를 가지고 공범을 협박했는지 여부를 단언하기는 섣불러 보입니다.

[앵커]
이번엔 수면제 대리처방 얘기로 넘어가보죠. 현역 선수들도 소환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오재원 씨에게 수면제를 대리처방 받아줬다고 KBO에 신고한 현역선수는 8명입니다. 다들 오씨가 뛰었던 두산베어스 소속이고요, 대부분 2군의 젊은 선수들이었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소환할 계획인데, 후배 선수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오재원 /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3월 29일)
"(동료 선수들한테 대리처방 부탁하신 것 맞습니까?)…" 

[앵커]
오씨가 동료들 관여 여부에 대해선 묵묵부답이군요. 후배선수들도 형사처벌이 되는 건가요?

[기자]
경찰은 이 후배 선수들을 상대로 오씨가 수면제 대리처방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을 했는지, 집중조사할 계획입니다. 이들에 대한 처벌이 실제 이뤄질지에 대해선 경찰도 말을 아꼈는데, 오씨가 국가대표까지 지낸 '대선배'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이들에게 저항할 수 없는 폭력과 협박을 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후배 선수들은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오씨가 자신이 오랜기간 몸담았던 팀 내에서 거역할 수 없는 힘을 가졌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보복협박과 관련해선 피해자가 다음달 11일 법정에 나온다고 하니, 어떤 얘기가 나오는지 지켜봐야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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