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어려운 아이 위해"…폐지 팔아 모은 '온정' 몰래 두고 간 수급자

등록 2024.05.06 21:36

수정 2024.05.06 21:39

[앵커]
계속해서, 미소가 지어지는 소식 하나 전하겠습니다. 오늘 부산의 한 지구대 앞에서 아동복과 과자, 현금 등이 든 상자가 발견됐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가족들이 폐지를 모아 한 소중한 기부였는데요. 작지만 가진 것을 나누는 큰 마음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구자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모자를 눌러쓴 여성이 오른손으로 상자를 들고 경찰 지구대 앞으로 걸어옵니다.

경찰관들이 나오자 전봇대 앞에 상자를 내려놓고는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상자 안에는 아동복과 라면, 과자 그리고 '어려운 아이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며 천 원짜리 지폐 30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상자를 두고 간 여성의 남편이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도 있었습니다.

편지는 장애 3급 아이가 있는 수급자 가정이라고 소개하며, 폐지를 팔아 옷과 과자를 사고 3만 원이 남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이 담지 못해 미안하다며, 적은 돈이지만 어린이날을 맞은 어려운 아이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썼습니다.

혹여나 폐가 될까 꾸깃꾸깃한 지폐는 다리미로 한 장씩 폈습니다.

정학섭 / 부산북부서 덕천지구대 순찰3팀장
"사는 게 팍팍할 텐데 자기보다 더 불우한 이웃을 위해서 이렇게 기부를 한다는 그런 내용을 봤을 때 정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상자를 두고 간 가족은 이미 다른 선행도 했습니다.

지난해 부산 목욕탕 폭발 사고 한 달 뒤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을 위해 써 달라며 모은 돈을 지구대에 두고 가는 등 7번이나 기부를 한 겁니다.

경찰은 가족들이 보낸 소중한 온정을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TV조선 구자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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