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의해 직무가 정지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회장 3선 도전 승인을 받은 것과 관련해 정부가 "더 이상 체육회에 공정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저녁 보도자료를 내고 "대한체육회가 문체부의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불공정성에 대한 지적을 수용하지 않고, 심의를 강행하여 그 결과를 도출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장이 임명한 스포츠공정위원회가 본인의 연임 여부를 심의하는 것은 이른바 '셀프 연임 심사'로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며 "대한체육회는 문체부, 국회, 언론 등 각계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심의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에 더 이상 공정성과 자정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상응하는 행정·재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에 맡기고,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관할권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법적·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은 부정 채용 지시와 금품 수수 등 비위 혐의로 이기흥 회장 등 체육회 관계자들을 수사 의뢰했다. 이에 문체부는 11일 이기흥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12일 회의를 열고 이기흥 회장의 세 번째 임기 도전 신청을 승인했다.

현행 체육회 정관상 체육회장을 포함한 임원은 임기를 한 차례 연임할 수 있고, 세 번째로 연임하려면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번 결정으로 이 회장은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