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재천씨가 사용한 수면 마취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구입할 수 있었는지 이유경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 기자, 김씨가 범행에 쓴 수면마취제는 어떤 건가요?
[기자]
네, '클로로포름'이라는 수면마취제인데 직접 들고 나와봤습니다. 투명한 액체로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나는데, 이름이 다소 생소해서 그렇지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개구리 해부할 때 쓰는 마취제입니다.
클로로포름은 1800년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레오폴드 왕자를 출산할 때 사용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사람을 마취하는데는 거의 쓰이지 않고, 간혹 동물 마취제나 공업용 아크릴 접착제로 쓰입니다.
김씨의 경우 클로로포름을 거즈에 부어 피해 여성들의 코와 입을 막아 기절을 시키는데 이용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물질로 분류된 위험물질입니다.
휘발성이 있어 흡입할 경우 독성 때문에 간기능이 저하되고 호흡 곤란을 보이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이세진 / 순천향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클로로포롬을 쓰게 되면 부정맥을 일으키게 되고, 호흡을 억제하게 되고 호흡이 억제되면 사망에 이르게 할 수가 있죠."
[앵커]
이런 유독물질을 김씨는 어떻게 산 건가요?
[기자]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0월 인터넷으로 수면마취제를 샀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클로로포름'을 검색해보니 "구입했다"는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유독물질인 클로로포름은 허가를 받은 판매자만 취급할 수 있고, 팔 때는 구매자의 연락처와 주소 등 인적사항을 반드시 기록해야 합니다.
범죄에 이용되거나 사고가 났을 때 역추적할 수 있게 하려는 겁니다. 제가 직접 클로로포롬을 구입하러 종로일대 화공약품 매장 7군데를 다녀봤습니다.
일반인에게는 판매를 안 한다고 거절하는 곳도 있었지만 인적사항은커녕 어떤 용도를 쓰는지조차 묻지않고 바로 내주기도 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렵지않게 구입할 수 있는게 현실입니다.
당국과 판매처의 허술한 관리 속에 사람 목숨까지 잃게할 수 있는 유독물질, '클로로포롬'이 쉽게 범죄자 손에 들어가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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