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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갓뚜기'의 명과 암

  • 등록: 2017.07.24 21:34

  • 수정: 2017.07.24 21:47

[앵커]
청와대가 기업인 간담회에 '착한 기업'이라며 오뚜기를 끼워넣었죠. 그랬더니 대기업들이 오뚜기와 같은 날 참석하려고 눈치 전쟁을 벌였습니다. 오뚜기와 함께 묶여야 좋은 기업이라는 인상을 받는다는 건데, 글세요, 그런다고, 달라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뚜기 역시, 착한 기업 이미지 뒤에 비판받을 부분도 존재합니다.

오뚜기의 명과 암을 포커스에서 짚어봅니다.

[리포트]
"맛 보시고 알뜰구매하세요."

이은주씨는 14년차 대형마트 시식코너 직원입니다. 오뚜기에 입사한 건 고교 졸업 직후였습니다. 손님들 상대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정규직이란 자부심이 큰 힘이 됐습니다.

이은주 / 오뚜기 시식사원
"보통 정직원이 아니신 분들은 용역이나 그런곳 통해서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희 회사 직원 분들은 거의 다 정규직이시기 때문에 다른 분들도 다 부러워하시고"

# 1%
오뚜기 직원 3099명 가운데, 비정규직은 단 36명, 1%대에 불과합니다. 비정규직을 쓰지 않는 건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철학입니다.

# 50%
지난해 함 전 명예회장이 작고한 뒤, 아들 함영준 회장은 주식가액의 50%, 1500억원 넘는 상속세를 신고했습니다. 편법 증여를 일삼는 오너 2세들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 0%
라면은 대표적인 서민음식. 오뚜기는 9년째 가격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 25%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25%. 삼양식품을 제치고 2위에 오른지 4년만에 2-3위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렸습니다.

이정선 / 서울 강일동
"착한 가격인 것 같고, 일단 회사가 믿을만 해서 괜찮은 것 같아요"

# 갓뚜기
소비자들은 신이란 뜻의 '갓'을 합성해 갓뚜기란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사회공헌 활동도 인정 받았습니다.

함영준 / 오뚜기 회장 (2015년)
"따뜻한, 달콤한 가정의 사랑을 위해서 이런자리를 만들었는데"

하지만 오뚜기에 '착한기업'이라는 찬사만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총수 일가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 일감 몰아주기
오뚜기는 라면의 판매만 하고, 제조는 오뚜기라면이란 비상장사가 합니다. 함 회장이 35% 지분을 가진 회삽니다. 오뚜기라면은 99%를 오뚜기에만 판매합니다. 그런 뒤 함 회장에게 매년 18억원을 배당금으로 줍니다.  오뚜기SF란 회사도 내부 거래로 번 돈을 함 회장과 26세 아들에게 연 1억 8천만원씩 지급합니다.

박주근 / CEO스코어 대표
"도덕적으로는 물론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현재 법상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문제가 있으면 규제를 해야될 부분입니다"

대기업들은 '착한 기업' 이미지만 부각된 오뚜기와 같은 날 참석 기업으로 분류되기 위해 눈치 싸움을 벌였습니다. 대한상의는 단순하게 재계 순위 짝수 기업은 첫날, 홀수 기업은 둘째날 간담회로 나눠,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차단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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