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어린 왕자'에 장사꾼의 별에 찾아간 어린 왕자 이야기가 나옵니다. 장사꾼은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나는 별들을 소유해. 그리고 관리하지. 세고 또 세면서 말이야." "근데 별을 소유해서 뭐해요?" "뭐하긴, 별을 가지면 부자가 되는 거지…"
트럼프 대통령의 아버지는 자수성가한 부동산 업자였습니다. 뉴욕 외곽 퀸스와 브루클린의 아파트를 돌며 월세를 받을 때 어린 트럼프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늘 문 옆으로 비켜서 있으라고 했습니다. 문을 두드리기만 해도 총을 쏠지 모르는 동네였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그런 아버지로부터 가차없는 월세 수금을 배웠습니다. 트럼프는 책 '거래의 기술'에 부동산 임대 관리 비결을 이렇게 썼습니다. "아파트를 산 뒤 조금 손질해 임대료를 올려받는다. 월세 낼 능력이 없는 나쁜 세입자는 내보내는게 이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릴 적 브루클린 아파트에서 월세 114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방위비 10억달러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자신의 거친 협상에 문재인 대통령이 어떻게 굴복했는지 묘사하며 억양을 흉내 냈다고 합니다. 물론 허풍이긴 합니다만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런 비유를 했겠습니까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늘 웃는 친구'라고 했습니다. 때맞춰 북한은 "대화에 나간다면 남북이 아니라 미북 사이에 열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듯 미국과 통하면서 한국을 봉쇄해 따돌리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은 북한이 줄곧 추구해온 전략입니다. 그리고 중국은 한국을 소외시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는 통북소남(通北疎南) 전략을 쓰지요. 그 '통북소남'을 이제는 트럼프에게 갖다 붙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김일성은 머리에 쓰는 갓에 한국을 비유하곤 했습니다. 한미동맹과 한일 공조 중에 어느 한쪽 갓끈이라도 잘라버리면 입으로 불어도 날아갈 거라고 했지요.
동맹국 한국은 깎아 내리고 북한을 감싸고도는 미국 대통령, 경제전쟁을 선언한 일본 총리, 영공을 위협하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우리 대통령에게까지 조롱과 막말을 퍼붓는 북한… 한반도 운전자를 자처하며 2년을 지나는 사이 지금 우리 정부에겐 어떤 갓끈이 남아 있는 것일까요.
8월 12일 앵커의 시선은 '아파트 월세와 한국 방위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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