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사랑하기를 어버이 같이 했고, 나라 걱정을 내 집 걱정하듯 했노라. 밝은 해가 이 세상을 내려보고 있으니, 거짓 없는 내 마음을 환히 비추리라.
조선 중중 때 개혁가 조광조가 죽기 직전 남긴 절명시입니다. 한성부를 향해 3배를 올린 뒤 결백을 강조하는 이 시를 읊고 사약을 마셨다지요. 조광조는 훈구파의 권력형 비리를 문제삼으면서도 서얼 차별 폐지와 같은 혁신적인 조치들을 주장한 조선 최고의 개혁가로 평가받습니다.
이런 조광조를 조국 전 장관에 빗댄 이야기가 논란입니다. 열린민주당 비례후보 8번인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한 말인데,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간신 윤원형에 비유했습니다. 하지만 조광조의 후손인 한양 조씨 대종회에서는 "개혁을 빌미로 사욕을 채운 자를 정암 선생에 비유하느냐"는 반발이 나왔습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를 비롯해 10가지가 넘는 혐의로 현재 재판 중입니다. 범죄 여부를 떠나 논란을 일으켜 물러난 사실만으로도 법무부의 역사를 오염시킨 인물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대의를 중시한 개혁가 아니라, 소의를 쫓은 소인배가 아니냐는 평가 역시 피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런 조 전 장관이 열린민주당을 통해 부활하고 있습니다.
최강욱 / 열린민주당 후보
"조국 교수의 공소장 진짜 웃습니다, 권력형 비리는 하나도 없었어요"
손혜원 / 열린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조 전 장관께) 웃으면서 그냥 잘 버티시라는 그런 덕담을 하고"
조국 사태는 2019년 대한민국은 물론 진보진영마저 둘로 갈라놨습니다. "조국 장관이 하여튼 최고 공헌은 우리 진보의 민낯을 드러나게 했다는 게" 지금 추세라면 조 전 장관은 진중권 전 교수의 말처럼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적으로 복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공정과 반칙, 특권의 그림자가 진영논리를 업고 양지로 소생하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옳고 그름을 가리는 우리사회의 기본 기능마저 마비될 거라는 말도 일부에선 나옵니다. 때마침 코로나 탓에 이번 선거는 깜깜이로 치러질 거라니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조국 논란과 코로나 선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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