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부터는 미국이 보안을 이유로 사용을 금지한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칩이 우리 군 내부에까지 설치돼 보안에 문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단독으로 집중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미국이 지난달 15일부터 고강도 규제조치에 들어간 중국 기업 화웨이는 미중 갈등의 상징적인 업체이기도 합니다.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화웨이에 제품 공급을 중단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즉, 화웨이 장비 사용 여부는 한미 동맹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안보 아젠다가 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우리 군이 지난해 각 부대에 4만8000대 설치한 AI스피커 뜯어보니, 화웨이가 만든 칩이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신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소위 '백도어'가 미국에서 판매된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발견된 적이 있는데, 우리군은 화웨이 칩이 탑재된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먼저, 김정우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리포트]
AI 스피커 홍보영상
"기가지니, 좀 신나는 노래 좀 틀어줘." "네 알겠습니다."
한 대기업의 AI 스피커 홍보 영상입니다. 음악을 틀어주거나 날씨를 알려주고, TV기능도 조작합니다.
국방부는 지난해부터 전군을 대상으로 장병들이 지내는 생활관에 이 스피커를 4만8100여대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해당 스피커를 분해해보니, 이렇게 '하이실리콘'이란 칩의 로고가 보입니다. 중국 화웨이의 자회사로 미국의 제재 대상 기업입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군사기지 내부와 주변의 화웨이 통신 장비를 퇴출시키고, 동맹국에 사용자제를 촉구해왔습니다.
마크 에스퍼 / 미국 국방장관 (지난 3월)
"우리의 파트너와 동맹국이 화웨이 기술을 채택한 것이 확인되면 사례별로 평가할 것입니다."
군용 장비에 화웨이 칩이 장착됐다는 국회(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의 지적에 국방부는 "탑재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디어 처리전용 칩셋만으론 데이터 전송이 불가능해 정보탈취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 의견은 달랐습니다.
임종인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그건 문제가 없다고 믿고 싶은 거죠. 몰래 정보를 수집해서 전송하는 그런 기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칩셋에 대해서 전체 분석을 해야 되는데…"
TV조선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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