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름철 더 빛을 발하는 게 얼음 정수기죠. 제조사 말대로 정기 점검해서 사용하면 '위생에 문제없지' 싶은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송지욱 기자가 속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컵만 갖다 대면 와르르 얼음이 쏟아지는 얼음 정수기. 제조사가 정기 관리해줘 편하게 쓸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정수기 판매원
"안에 들어가 있는 거까지 전부 다 해드리는 건데 믿고 사용하시는 게 제일 좋고…."
그런데 3년 넘게 얼음 정수기를 써온 한 소비자는 최근 뚜껑을 열어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방문 관리를 받고 두 달 후 다시 보니 내부 얼음 틀에 시커먼 이물질이 가득했습니다.
얼음 정수기 이용자
"새까맣고 윤기가 반질반질한 곰팡이가 올라오고 있는 거예요. 보니깐 얼음 트레이가 썩어있고, 속에는 시궁창 냄새…."
냉장고에 달린 얼음 정수기 이용자도 비슷한 상황을 호소합니다. 관리사가 다녀간 뒤인데도 얼음이 나오는 구멍 주변에 이물질이 덕지덕지 붙었습니다.
얼음 정수기 냉장고 이용자
"당연히 관리 잘 해 주실 거라고 생각을 했고…."
인터넷 등에도 얼음 정수기 위생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이어지는데….
얼음 정수기는 제빙기 부위는 온도가 낮고 주변은 상온이다 보니 온도 차이 때문에 이슬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생깁니다.
이 때문에 내부가 습해져 곰팡이 등이 생기기 쉽다는 겁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
"온도 차이가 있고, 내부가 바깥으로 개방돼 있어서 훨씬 더 (곰팡이 등에) 취약합니다."
업계도 구조적 문제 가능성을 인정합니다.
냉장고 제조사 관계자
"단열이 덜 된다면 어떤 이슬이 맺힐 수는 있죠. 이슬이 맺히면 어떤 (이물질이) 흡착이 돼서 지저분해질 수 있다."
때문에 일반 정수기보다 더욱 꼼꼼한 관리가 필요한데….
냉장고 판매원
"(냉장고도 매니저가 있어요?) 3개월에 한번씩 방문해서 청소 서비스랑 필터 관리랑 같이 해드려요."
소비자가 직접 하려해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정수기 판매원
"(제가 이렇게 해서 청소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하다 고장이 나면 그 때는 고객님 배상이에요."
정부는 관리 책임이 소비자에 있다고 규정합니다.
환경부 관계자
"소비자들이 관리해야되는 의무사항인데…. 전문가들에 수리를 의뢰를 해서 하든지…."
최근 5년 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가정용 정수기 이물질 불만은 2457건으로, 매일 1건 이상입니다.
문제를 제기하면 업체는 소비자 탓하기 일쑤이고….
얼음 정수기 냉장고 이용자
"자기들 잘못은 아니라고 했고, '커피 같은 거 먹어서 튀기면 곰팡이가 생긴다'고…."
오히려 블랙컨슈머 취급하기도 합니다.
정수기 업체 관계자
"이거는 저희 추측입니다. 이거는 (소비자가) 훼손을 인위적으로 하신 게 아닌가라는 오해를 할 수도…."
손대기 힘든 얼음 정수기, 소비자는 불안합니다.
소비자탐사대 송지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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