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각 빠각, 빠각 빠각…"
낚싯바늘에 걸려 올라온 물고기가 이상한 소리를 냅니다. 흔히 빠가사리로 불리는 민물고기 동자개입니다.
위협을 느끼면 단단한 가슴지느러미와 관절을 마찰시켜 "빠각 빠각" 하고 경고음을 내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지요.
동자개는 한때 '독립군 물고기'로도 유명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빠각 빠각" 소리를, 바보를 뜻하는 "빠가"로 듣고, 절대로 먹지 않았다는 일화가 있지요. 그래서 빠가사리는 '바보'를 뜻하는 속어로도 쓰입니다.
명태는 엄청나게 많은 알을 까서 수없이 많은 새끼, 노가리를 낳습니다. 거기서 나온 말이 '노가리를 깐다'는 속어입니다. 쓸데없는 말, 허황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을 가리킵니다.
한없이 가볍고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선거전이 대선판을 휩쓸고 있습니다.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습니다. 달파멸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마트에서 장 보는 영상을 띄운 뒤 AI 분신을 내세워 '달파 멸콩' 이라는 해석을 달았습니다.
'달파'는 여권의 강성 지지자를, '멸콩'은 느닷없이 논란이 되고있는 '멸공'을 의미한다고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한 재벌 총수가 공산주의를 타도하자는 옛 구호 '멸공'을 올리고, 조국 전 장관이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비판하자, 반격하듯 나선 겁니다.
정부가 지난 5년 북한에게 저자세로 일관한 데 대해 국민의 거부감이 작지 않다는 건 이해합니다만, 그저 웃어넘기기엔 뒷맛이 씁쓸합니다.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노,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15초 영상에서,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익살스러운 몸짓과 표정으로 알립니다.
가뜩이나 건강보험 재정이 위태로운데 건강이나 생명과 거리가 먼 탈모까지 나랏돈으로 챙기겠다고 했다가 반응이 좋자 신이 난 모양입니다.
미국과 영국 매체들이 "심각한 포퓰리즘"이며 "노골적인 표 얻기 시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며 눈이 휘둥그레질만도 합니다.
생선 이름 아귀는 굶주린 귀신 아귀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먹성 좋은 아귀가 아귀아귀 먹어 치우듯 표만 되면 뭐든지 건드리고 보는 대선판입니다.
그러면서 여야 없이 상대를 향해서는 "복어가 빠득빠득 이를 갈 듯" 삿대질을 해댑니다.
노래 가사처럼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선거, 요즘 말로 웃프고, 미세먼지처럼 답답한 나날들입니다.
1월 10일 앵커의 시선은 '가벼운, 한없이 가벼운'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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