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선이 가까워 질수록 정책은 사라지고 여러 감성적 호소만 난무하는 사상 초유의 대선전이 치러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따져보니 순서에서는 여야 각 당이 내놓은 대표적인 공약들의 장단점과 실현 가능성을 하나 하나 따져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자 오늘은 그 첫 순서로 이재명 후보가 내놓은 '사법시험 부활'을 따져 보겠습니다. 차정승 기자, 사법 시험 부활에 대한 이재명 지사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네, 이재명 후보는 청년을 위한 3대 공정 정책 중 하나로 다른 후보들과 달리 사법시험 부활을 공약했습니다. 사시가 2017년을 끝으로 막을 내리면서 현재 법조인이 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려면 로스쿨을 반드시 졸업해야 하죠. 이런 학력 제한 없이 법조인이 되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얘기입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지난 11일)
"검증해서 실력이 있으면 변호사 자격을 주면 되고 그게 옛날의 사법시험.."
[앵커]
이재명 후보 스스로가 어렵게 공부해 법조인이 됐다 이런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도 있겠지요?
[기자]
네, 이미 사라진 사법시험과 단순히 비교하긴 어렵지만 과거 학원 사시 종합반이 연간 500만원 정도였다면 현재 사립 로스쿨 연간 학비가 2000만 원 정도입니다. 사법시험은 시험 점수로 당락이 좌우되는 정량적 평가인데 반해서 로스쿨 진학은 법학적성시험뿐 아니라 출신학교, 나이, 대학 학점, 자기소개서 등 정성적인 평가도 거치게 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소위 금수저들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백원기 / 대한법학교수회장
"부모가 누구냐 또 출신 학교가 어디냐 이런 걸 따지지 않고 사법시험은 구술 시험을 맨 나중에 보죠. 변호사시험과 달리 그런 점에서 더 공정하다..."
[앵커]
그런데 로스쿨 제도 자체가 이미 경제적 취약계층에게는 하나의 장애물이다 맞습니까?
[기자]
사시와 로스쿨, 뭐가 돈이 많이 드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많습니다. 2014년 발표된 한 논문을 보면 변호사가 되기까지 사시가 평균 6년여간 6300만원이 들었고, 로스쿨을 통해선 4년여간 1억이 좀 넘게 든다고 비교했고요. 로스쿨 측에선 이 논문의 오류를 수정했다며 반대되는 추산 결과를 내놨습니다. 실제 로스쿨은 등록금 수입으로 장학금을 편성해서 그 중의 70%를 소득수준을 고려해 나눠줘야 하는데, 로스쿨 재학생은 이런 식으로 30% 가량이 등록금을 절반만 내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후보 생각과는 달리.. 극소수만 뽑히고 대다수는 '고시 낭인'을 만드는 사법고시가 오히려 매몰 비용도 크고 공정과 거리가 멀다는 반론도 만만치가 않은 겁니다.
김기원 / 한국법조인협회장
"꿈을 크게 꿨다는 이유로 95%를 아웃시키는 방식입니다. 충분히 인재로 쓰일 수 있었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낭인이 되고 좌절하게 만들고..."
최근 민주당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사시 부활 찬성 의견이 80%에 육박한 걸 보면 이 후보에게 유리한 전략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행 로스쿨 제도를 유지하면서 사법시험도 부활시키는 방법도 가능할까요?
[기자]
로스쿨 첫 졸업생들이 변호사시험을 치른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두 제도가 공존했었죠. 그러나 이때도 부작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같은 자격증을 다른 방식으로 취득하는데 대한 사회적 합의가 어렵고, 실제로 법조계 내부가 사시출신과 로스쿨 출신으로 나눠 반복하는 현상도 있었습니다. 이 후보 공약대로 사법시험이 부활하면, 응시자들이 또 대거 사시로 몰리면서 이른바 고시 낭인이 생기는 것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앵커]
사시부활 공약, 취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결론적으로 실현 가능성에 있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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