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야권 후보 단일화가 깨지면서 대선 막판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그 사이 양측 간에 어떤 일들이 오갔는지 물밑 움직임을 취재한 박경준 기자에게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일단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명분은 윤석열 후보의 답이 없었다는 부분이었죠?
[기자]
네, 표면적 이유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안 후보가 제안했던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경선에 대해서 일주일이 지나도록 한다, 안한다 답을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선후보
"상을 마친 어젯밤, 더 이상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앵커]
국민의힘도 그렇고 윤 후보도 그렇고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애초 불가능하다는 입장 아니었습니까?
[기자]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기 전날인 27일까지는 시간도 촉박하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문제도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안 후보가 제시한 방식으로는 단일화가 어렵다는 게 그간의 입장이었죠. 그래서 양당의 다양한 레벨에서 단일화를 위한 실무 논의가 진행돼 왔던 겁니다.
이양수 /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
"꾸준히 그 동안 이야기가 오고갔었기 때문에 그 말씀에 대해선 저희가 좀 납득하기가 어렵고…."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 양측은 캠프 고위급 인사들에서 실무진까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물밑 접촉이 진행돼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어떤 단계까지 논의가 진행됐던 겁니까?
[기자]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그리고 주고받기 식 단일화가 아니라 후보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 다음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후보 간 소통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진행됐는데, 안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가 퇴원한 금요일쯤 기류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앵커]
그래서 오늘 두 후보가 통화했다는 건가요?
[기자]
두 후보는 오늘 오전 통화도 했는데, 안 후보도 이런 사실을 백브리핑 때 공개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선후보
"(아침에 통화하셨을 때 야권 단일화 관련해서 이야기 나누신게 있는지?) 네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고, 1시간 뒤쯤 안 후보가 콜백을 해서 전화통화가 이뤄졌다고 합니다.
[앵커]
안 후보는 단일화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는데, 무슨 이야기가 오간 겁니까?
[기자]
네, 두 후보는 당장 만나기 보다는 협상을 맡을 실무자를 후보가 직접 지정하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통화 이후 안 후보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서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윤 후보도 적지 않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답을 주지 않아서 협상 결렬됐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오히려 안 후보가 판을 깼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국민의당 쪽에서는 취재된 게 있습니까?
[기자]
여러차례 전화를 해봤지만, 핵심 관계자들이 아직 전화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실무자들도 단일화 결렬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걱정하는 기류가 있습니다. 안 후보가 판세를 뒤집지 못할 경우 대선 이후에도 3석뿐인 의석수로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일 겁니다.
[앵커]
이제 중요한 건 안 후보의 이런 결정이 막판 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그 부분 아니겠습니까?
[기자]
일단은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층은 윤석열 후보 지지로 결집하는 분위기입니다. 안 후보가 공언한 대로 완주를 하더라도 안 후보를 찍으면 사표가 될 가능성이 있는데, 안 후보가 하락추세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단일화 결렬이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야권 단일화가 정권교체 민심을 하나로 모은다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으로서는 막판까지 노력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대선까지 남은 17일 동안 가장 주의 깊게 지켜봐야할 관심사일 듯하네요. 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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