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주연상! 동건 장!"
한 광고에서 장동건씨가 아카데미 수상자로 호명됩니다. 단상에 올라간 그가 노래로 소감을 전합니다.
"살라가둘라 메치카불라, 비비디 바비디 부"
비도 뮤직 어워드를 받으며 같은 소감을 말합니다. 요정 할머니가 요술 지팡이를 흔들어 신데렐라에게 호박마차를 만들어주던 주문입니다. 모든 것이 마음먹은 대로 이뤄진다는 뜻이지요.
"랄랄랄라 랄랄랄라 아브라카다브라, 다 이뤄져라"
고대 히브리어 주문에서 유래했다는 '아브라 카다브라'도 같은 의미입니다. 그런데 비슷한 주문이면서 정반대 죽음의 저주도 있습니다.
"아바다 케다브라 (모든 것이 파괴되리라)"
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법안을 당장 밀어붙일 태세입니다. 새 정부 출범 전 마지막 임시국회에 앞서, 법사위에서 민주당 의원을 빼고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을 대신 배치했습니다. 여야 3대3으로 구성하는 안건조정위에 야당으로 끼워넣어 4대2로 만들겠다는 꼼수입니다. 그러면 90일 논의 기간 없이 곧바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공수처법 처리 때도 위성정당 의원을 넣어 야당 반대를 무력화시켰습니다. 이 꼼수의 재등장은, 검찰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서는 계기가 됐지만, 전혀 물러설 기색이 없습니다. 백 일흔 둘 거대 의석을 요술 지팡이로 알지 않곤 이렇게 하기 어렵습니다. 70년을 지나온 검찰 제도를 껍데기만 남기고 사실상 해체하는 법안을 이토록 화급하게 서두르는 이유 역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모든 당력을 총집중해 정치탄압과 정치보복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민주당이 지레 예단한 정치보복은 무엇을 가리키겠습니까. 권력형 의혹사건들과 이재명 전 지사 관련 의혹 수사 말고 또 뭐가 있겠습니까. 그걸 틀어막겠다는 방탄법이 아니라면, 정권 교체기 초유의 입법 대못 박기를 설명할 방법이, 제 눈엔 보이지가 않습니다.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과 권력 의혹 수사가 시작되자 검찰 개혁을 내세워 수사팀을 해체하고 수사권을 빼앗고 검찰총장을 징계했습니다. 거대 의석을 휘둘러 공수처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 결과가 윤석열 당선인의 승리와 5년 만의 정권교체입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거대 여당은 또다시 입법 폭주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검찰을 향해 '모든 것을 파괴하리라'는 주문을 읊고 있습니다.
검찰 무력화에 앞장서다 이제와 반기를 드는 친정권 검찰 간부들도 볼썽사납긴 마찬가지입니다만 민주당의 냉철한 자기 성찰을 촉구합니다. 모든 것이 파괴된 그 폐허 속에서 또 어떤 괴물이 자라날지 알 수 없는 일이니까요?
4월 11일 앵커의 시선은 '아바다 케다브라'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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