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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설명서 김반장 vs 서반장] 尹心 빠진 이전투구 & 발등 찍은 '양념 정치'

  • 등록: 2022.06.08 21:20

  • 수정: 2022.06.08 21:24

[앵커]
선거가 끝나자 밖으로 향했던 여야 정치권의 포문이 안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정치설명서 김반장 서반장' 에서는 오늘 이 문제를 자세히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여당 김정우 반장부터 시작해 보지요.

[김반장]
'윤심(尹心) 빠진 이전투구'로 하겠습니다. 지금 이준석 대표와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의 싸움이 지금 보시는 이런 소리란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말그대로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왜 이러는지, 과연 윤심과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많은 언론들이 이 싸움은 친윤 대 이준석의 구도로 보고 있는데 정작 윤심과는 상관이 없다, 이런 얘기입니까.

[김반장]
네 심지어 정진석 의원을 '윤핵관의 맏형'으로 표현한 기사들도 많은데, 실제와는 다릅니다. 정 의원이 충청 출신에 윤석열 대통령의 정계진출을 지지해 관심을 끈 측면은 있지만, 윤 대통령과 깊숙이 교감해온 핵심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서반장]
그런데 진짜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등, 이런 분들도 이 대표에 대한 감정이 안 좋은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김반장]
좋거나 싫은 감정을 떠나서 정치적 실익을 봤을 때 이 싸움이 윤 대통령이나 윤핵관에겐 전혀 이득이 될 게 없습니다. 타임라인을 잠시 살펴보면, 이준석 대표 임기가 내년 6월까지인데, 올해 그만둘 경우 잔여임기에 대한 당헌 규정 상 임시전당대회를 열거나 비대위를 꾸려야 합니다. 서 반장, 다음 당대표 자리에 왜 다들 집착을 하는지 아시죠.

[서반장]
민주당도 비슷하겠지만, 결국 내후년 총선 공천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 아닐까요.

[김반장]
네 정확합니다. 이번에 당권을 쥐는 사람이 2년 후 여권 세력을 재편할 키를 쥐는 셈인데, 지금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중 윤핵관의 맏형인 권성동 원내대표로선 이런 상황이 마뜩치 않습니다. 조기 전대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원내대표를 이제 두 달 정도 한 마당에 당장 출마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실익이 전혀 없습니다. 김기현 의원은 이 대표와 꽤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 대표 공격에 나설 이유가 없습니다.

[앵커]
그럼 결국 여권 핵심부가 아닌 정진석 의원이 독자적인 판단으로 이 싸움을 하는 걸로 봐야 합니까?

[김반장]
네, 당사자인 정진석 이준석 두 사람 모두 의외로 얻는게 많습니다. 정진석 의원은 이 대표와의 설전으로 친윤 이미지를 가져가는 정치적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대표도 이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죠. 결국 당이 이전투구를 하는 것처럼 보이면 윤 대통령이나 여권 전체로는 정치적 손실이 크지만, 정작 두 사람은 득을 볼 수도 있습니다.

[서반장]
민주당에서 이재명 의원의 당선을 놓고 '자신은 살고 당은 죽는다'란 비판이 나온 게 떠오르는군요.

[김반장]
이 대표는 일단 내년까지 임기는 채우겠단 입장이지만, 본인 사생활에 대한 윤리위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만큼 그 결과에 따라선 여당내 권력지형이 크게 소용돌이 칠 수 있습니다.


[앵커]
윤리위가 이 대표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려도 이 대표로서는 이번 싸움으로 반발의 동력을 얻는 측면도 있겠군요. 서 반장이 준비한 설명서는 뭡니까?

[서반장]
네, 제가 준비한 건 "발등 찍은 '양념 정치'" 입니다.

[앵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과거 강성 친문 지지자들의 문자폭탄과 같은 과잉행동을 '양념'으로 보면 좋겠다고 한 걸 말합니까?

[서반장]
그렇습니다. 들어보시죠.

문재인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문자폭탄은) 저는 우리 경쟁을 더 이렇게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하고요"

그 '양념'의 피해자들이 최근까진 주로 비문 인사들이었는데, 이젠 달라졌죠.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의원의 강성지지층이 주도하면서 주요 표적이 홍영표, 전해철 등 친문 핵심 의원들로 바뀌었습니다. 최근 '대자보 테러'를 당한 홍 의원은 "갈수록 폭력적이어서 걱정"이라며 '배후가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김반장]
배후는 이재명 의원 쪽을 의심하는 거겠죠?

[서반장]
그렇겠죠. 다만 측근인 김남국 의원은 홍 의원에게 대신 사과하고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내긴 했습니다.

[앵커]
과도한 팬덤정치 때문에 민주당이 어려운 길로 들어섰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팬덤정치의 유혹을 끊어내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서반장]
이것도 내로남불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내가 당하면 팬덤 정치의 테러라고 비판하지만, 상대가 당하면 지지자들의 목소리라고 관대한 태도를 보였던 겁니다. 앞서 대자보 테러를 당한 홍영표 의원도 지난해 당권 도전 땐 조국 사과문을 낸 초선의원들이 문자폭탄에 시달리는데도 "그냥 민심의 소리로 듣는다"고 했습니다.

[김반장]
결국 송영길 대표가 선출되긴 했지만,, 당시 친문 진영의 대표 주자격이던 홍 의원으로선 친문 지지층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거군요?

[서반장]
그렇습니다. 반면 이재명 의원은 과거엔 강성 친문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강경한 입장 이었습니다.

이재명 (2017.1.6)
"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정말로 그러면 안돼요. 입장 다르다고 어떻게 그런 식의 공격을 합니까?"

하지만 최근 '개딸'들의 테러에 대해선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만약 이재명 의원이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한다면 이 문제가 더 뜨거운 쟁점이 되겠지요?

[서반장]
맞습니다. 현행 당헌당규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을 때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여론조사 1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하도록 돼있습니다.

[김반장]
국민의힘은 그냥 당원 70%, 여론조사 30%로 간단한데,, 일단 상당히 복잡하네요.

[서반장]
친명 진영에서 이재명 의원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 등 대선 이후 대거 유입된 권리당원의 비중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친문 진영에선 반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투표권을 가지려면 당비를 6개월 이상 내야 하기 때문에 대선 이후에 가입한 '개딸'들은 아직 투표할 수가 없죠. 만약 이걸 3개월로 줄여서 투표권을 주기로 결정하면 친명 반명 간 충돌은 전면전으로 치닫게 될거란 전망입니다.

[앵커]
보는 재민있는데 한국 정치 발전이란 측면에선 뭔가 자꾸 뒤로가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두 반장,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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