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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함재기 KF-21N 네이비 모형 공개…날개 접어 보관하는 '윙 폴딩' 방식

  • 등록: 2022.09.21 17:51

  • 수정: 2022.09.21 19:26

21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DX KOREA 2022'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공개한 KF-21N 함재기 모형. 항공모함 위에서 이착륙하기 위해 날개가 커지고, 접어서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제공
21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DX KOREA 2022'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공개한 KF-21N 함재기 모형. 항공모함 위에서 이착륙하기 위해 날개가 커지고, 접어서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제공

군이 한국형 항공모함에 탑재할 함재기의 국내 개발을 검토하는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함재기 모형을 처음 공개했다.

국산 함재기 개발이 이뤄질 경우, 당초 해군이 구상했던 '경항모사업'도 중형급 이상의 일반 항공모함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16일 TV조선 뉴스9에서 단독 보도(軍 항모함재기, 비싼 F-35B 대신 국산 KF-21 검토)한 바 있다.

KAI는 21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시회(DX KOREA 2022) 부스에 첫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의 파생형인 해군 함재기용 'KF-21N' 모형을 전시했다.

KAI는 KF-21N에 '항공모함 적재기'(carrier-borne aircraft)라는 설명을 달아 이 모형의 성격을 명확히 밝혔다. 이름의 알파벳 N은 해군(navy·네이비)을 뜻한다.

특징은 공군용 KF-21 보라매보다 날개가 10~20% 정도 커지고, 보관 시 날개를 접을 수 있는 '윙 폴딩' 방식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모두 활주로가 짧은 항공모함 이착륙을 고려한 설계다.

지상보다 활주로가 짧은 항공모함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날개가 양력을 많이 받아 이륙해야 하기 때문에 날개가 커질 수 밖에 없다. 또 항공모함 갑판과 내부 시설은 공간이 좁기 때문에 미 해군도 항모 함재기 F-18 호넷 전투기와 F-35C의 날개를 접어서 보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AI의 KF-21N 모형 공개가 KF-21 기본형에 랜딩기어 등 이착함 장치 보강, 윙 폴딩, 염분 방지 처리 등 함재기의 기능을 보강하는 데 문제가 없으며 자체 개발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21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DX KOREA 2022'에서 KAI 부스를 방문해 사업 소개를 듣고 있는 슬로바키아 야로슬라프 나드 국방부장관(가장 오른쪽), KAI 강구영 사장(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제공
21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DX KOREA 2022'에서 KAI 부스를 방문해 사업 소개를 듣고 있는 슬로바키아 야로슬라프 나드 국방부장관(가장 오른쪽), KAI 강구영 사장(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제공


KAI는 "함재기의 국내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개발 가능성이 있음을 우리 엔지니어들이 검토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당초 해군이 경항모 함재기로 고려했던 미 해병대의 F-35B는 수직이착륙(VTOL) 방식이다. 전투기 중앙 부분에 프로펠러가 달려 있어 기체가 수직으로 이착륙이 가능하다.

그러나 KF-21N은 F-18이나 F-35C와 같이 사출기(캐터펄트)를 이용하는 이륙 방식(CATOBAR)과 어레스팅 기어를 이용한 강제 착함 방식(STOBAR)이 적용됐다.

KF-21N이 항모 함재기로 결정될 경우, 우리 해군 항공모함은 경항모보다 활주로가 긴 중형급 일반 항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은 지난 1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경항모 함재기 국내 개발 방안이 KF-21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또 이 경우 KF-21은 수직 이착륙이 안 되므로 경항모가 중항모로 바뀌는 것이라는 지적에는 "전체적인 시스템 구조가 변경이 돼야 해 검토가 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경항모 탑재 전투기의 국내 개발 가능성 연구가 진행 중이어서 연구 결과에 따라 경항모 사업추진 방향 재검토가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혀 국내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중형급 일반 항공모함을 보유하려면 '핵추진' 방식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루에 수십회 전투기를 출격시키기 위해 사출기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데, 기존 디젤 방식으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적이다. 또 사출기 가동을 위해 연료를 많이 소모할수록 작전 반경도 줄어들고 모항에 자주 정박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이 때문에 핵추진 항공모함에 앞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시급하며, 선행 과제이기도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핵, 미사일 방어를 위해서는 항공모함보다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시급하고, 핵추진 잠수함을 먼저 도입하면서 원자로 사용 문제를 해결하면 국산 항공모함의 연료 문제도 한꺼번에 해결된다는 분석이다.

KF-21N은 공대공·공대지·공대함을 모두 염두에 두며 최대 속도 마하 1.6, 최대 탑재중량 7620㎏, 최대 이륙중량 2만5600㎏, 전장 17.1m, 전고 5.2m, 전폭 12.3m로 설정됐다.

기본형인 KF-21은 최대 추력, 최대 이륙중량이 KF-21N과 같고 최대 탑재량은 7700㎏로 약간 더 많다. 전장 16.9m, 전고 4.7m, 전폭 11.2m로 조금씩 차이가 난다.

한편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형 다목적 수송기 모형도 처음 공개했다. 범고래 외형을 자랑하는 이 수송기는 기존에 군이 운용 중인 수송기와 달리 프로펠러가 아닌 터보팬 엔진을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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