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갑 속 카드가 열쇠 꾸러미를 밀어낸 지 오랩니다. 아파트 현관문도, 교통카드도, 작은 카드 하나만 있으면 무사 통과죠. 카드 속에 든 작은 칩이 무선주파수로 정보를 주고받는 RFID 기술 덕분인데, 이 칩을 복제해주는 기기를 저같은 일반인도 쉽게 살 수 있어 범죄 악용 우려가 커집니다.
소비자탐사대 정은아 기잡니다.
[리포트]
카드만 있으면 아파트 현관문이 열리고, 지하철 탑승도,
"삑! 마스크를 착용하세요."
무인점포 물건 계산도 손쉽게 해결됩니다.
손순기 / 경기도 부천시
"편해요. 너무 편하지."
모두 무선주파수로 정보를 읽어내는 무선인식 시스템, RFID 기술이 일상 곳곳에 확산된 덕분입니다.
동전 크기 RFID 칩만 넣을 수 있으면 카드는 물론, 열쇠고리, 휴대전화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지갑 속 RFID 카드가 하나둘씩 늘어나자, 카드 속 RFID 칩을 작은 키나 스티커로 모으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최태준 / 경상북도 구미시
"공동현관 카드나 음식물 쓰레기 카드가 가지고 다니기 불편하니까. 핸드폰에 붙이고 다니고 있습니다."
서영호 / 경상남도 양산시
"(아이가) 손목에 차고 이제 나가서 이제 놀다가 집에 들어올 때 이제 공동 출입문에 이렇게 찍고 들어오고."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활용이 가능한 건 RFID 복제가 쉽기 때문.
"웬만한 것들은 다 스캔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인터넷엔 RFID 복제기 판매 글과 사용법 동영상이 넘쳐납니다.
기자
"17,281개나 돼요"
복제가 쉽다 보니, 악용 사례도 잇따릅니다.
지난해 한 대학 여학생 기숙사 RFID 출입증을 복제한 20대 남학생이 경찰에 붙잡혔고, 3년 전엔 30대 남성이 여직원 집 현관 카드를 복제했다 주거침입 혐의로 검거됐습니다.
그런데도 RFID 복제 관련 규제는 사실상 전무합니다.
A 업체
"그건(불법은) 아니에요. 저희도 쇼핑몰이나 이런 데 이제 오픈해서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그냥 저희는 복사만 하는 거라서요."
전문가들은 RFID 복제 허용 기준부터 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황석진 /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누구나 쉽게 복제 장비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게 문제예요. 해외에서는 그걸 가지고 다른 물건을 산다든가..."
편리를 위해 개발된 RFID 기술이 무분별한 복제 기술에 노출돼 일상을 위협할 수 있단 지적입니다.
소비자탐사대 정은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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