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출산율이 매년 바닥을 찍고 있지만 내년 이후엔 깜짝 반등한다는 게 정부의 전망이죠. 지금 30대인 90년대생 인구가 유독 많아 이들이 제때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상황이 좋아질 게 전망의 이윤데요, 전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혼인률이 중요하겠죠. 그런데, 정부는 혼인율도 파악하지 않고 이 같은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상윤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8명. 정부는 내년에 0.7명까지 떨어진 뒤 2031년엔 다시 1명을 회복할 걸로 전망합니다.
90년대생 인구가 다른 연령대보다 많아 출산도 활발히 이뤄질 거라는 겁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 (지난해)
"(1991~1995년생) 출생아 수가 70만 명대로 회복했던 그 인구대입니다. 주 출산 연령으로 진입을 하면 조금 더 긍정적인…."
90년대생들은 당황스럽단 반응입니다. 출산은커녕 결혼도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지민 / 1990년대생
"나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데…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확신이 안 드는…."
강민혁 / 1990년대생
"(저도, 주변 친구들도) 결혼과 출산은 나와는 다른 이야기가 아닌가라고 생각을…."
정부 전망과 현장에 괴리가 있는 데엔 이유가 있었습니다.
출산율을 가늠하려면 혼인율부터 알아야 하는데, 통계청은 연령별 최신 결혼 통계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가 출산율을 끌어 올릴 세대라고 자신하던 90년대생의 결혼 여부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통계청 관계자
"(연령별 결혼율 데이터가) 내부에서도 2019년까지만 있거든요. 시간도 소요되고 인력도 필요한 상황이라서…."
명확한 근거 없이 섣불리 출산율 반등을 기대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윤인진 /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혼인을 할 수 있는 인구가 많아도 실제로 혼인하는 사람의 비율이 낮으면 출생으로 곧바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는…."
통계청은 연령별 혼인율 자료를 올해 안에 최신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V조선 배상윤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