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의 모토는 'Fast'다.
태생이 레이싱이었으니까.
1928년 개발한 6기통 6.6리터 엔진 '스피드식스'.
180마력인 이 엔진은 경주용으로 개조하면 200마력을 냈다.
르망24를 1929년과 1930년 잇달아 제패한 엔진이다.
창업자 벤틀리는 '대(大)배기량 마니아'였다.
3리터로 시작했던 벤틀리의 엔진은 4.5리터로 부피를 키웠다.
2년 뒤 6.6리터가 되더니 1930년엔 8리터로 커졌다.
벤틀리는 "속도는 배기량에 비례한다"는 믿음을 가졌다.
롤스로이스에 인수된 이후에도 '고문'으로 1935년까지 출근했다.
벤틀리는 '8리터'를 직접 몰고 다녔다.
모델명을 르망24 코스 이름에서 따올 정도로 속도에 진심이다.
1980년 출시한 세단 '뮬산'과 2003년의 '아르나지'.
르망24 '라 사르트 서킷(Curcuit de La Sarthe)'엔 '뮬산 스트레이트(Mulsanne Straight)'가 있다.
6km 정도의 직선주로다.
르망24를 평정했을 때, 경쟁차들을 제압하는 구간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코스를 약간 바꿔, 2km마다 2개의 'S자'형 곡선구간이 있다.
'아르나지 코스'는 90도 좌회전 구간이다.
벤틀리 역사에서 1952년은 빠질 수 없는 해다.
현재의 컨티넨탈 GT에 영감을 준 '타입 R 컨티넨탈'을 출시했다.
153마력, 최고속도 193km로 당시 도로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 중에 하나였다.
프로토타입을 포함해 208대를 생산했다.
이 엔진의 배기량을 키운게 1970년 V8 6.75리터 엔진이다.
'굿우드 롤스로이스'가 '오마주' 했던 엔진 배기량.
벤틀리는 이 엔진을 오랫동안 사용했다.
그러다 후속 모델 없이 2020년 '뮬산'을 단종했다.
이로써 V8 6.75리터 엔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98년 모기업 폭스바겐엔 W12 6.0리터, V8 4.0리터의 엔진이 있었다.
성능으로 따지면 부족한데, 최대한 개량해 세단 모델에 썼다.
왜 이 엔진을 고집했던 것일까.
롤스로이스의 '럭셔리' 전통은 벤틀리가 잇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 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롤스로이스는 굿우드에 새로 지은 브랜드"라는 디스(Diss)이기도 하다.
벤틀리는 2001년 르망24에 복귀했다.
3위로 경주를 마쳤는데, 불과 2년 뒤인 2003년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은 벤틀리 컨티넨탈 GT가 출시된 해.
상업적으로도 우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
벤틀리는 현재 4개의 양산형 모델을 갖고 있다.
플라잉스퍼(Flying Spur), 컨티넨탈 GT, 컨티넨탈 GT 컨버터블, 벤테이가(Bentayga)다.
컨티넨탈 플라잉스퍼는 1957년 출시했다.
'타입 R 컨티넨탈'의 4도어 모델이었다.
2005년 벤틀리가 부활시켰을 때도 '컨티넨탈 플라잉스퍼'였다.
2013년 2세대부터 '컨티넨탈'을 뺐다.
컨티넨탈 GT는 쿠페, 벤테이가는 SUV다.
벤테이가(Bentayga)의 타이가(Tayga)는 유라시아대륙 냉대 침엽수림이다.
이때부터 지역의 랜드마크를 모델명으로 차용하고 있다.
벤테이가는 드라마 '더 글로리' 극중 전재준의 차량이었다.
로고 '윙드 B'는 원 안의 알파벳 B 좌우로 날개를 펼친 모양이다.
친구이자 아티스트 고든 크로스비가 디자인했다.
벤틀리가 항공기 엔진을 설계했다는 걸 감안해 날개로 포인트를 줬다.
처음 왼쪽 날개 깃털은 13개, 오른쪽은 14개였다.
무단 도용할까봐 갯수를 다르게 했다.
롤스로이스 시절엔 양쪽 다 10개, 좌우대칭이었다.
1990년대에 비대칭을 복원했다.
'크로스비'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였다.
그렇다고 깃털 갯수까지 맞추진 않았다.
왼쪽 10개, 오른쪽 11개.
윙드 B는 모델별로 색상을 달리 했었다.
일반은 파랑색, 스포츠는 빨강색, 슈퍼스포츠는 녹색이었다.
지금은 모두 블랙이다.
내장 가죽에 새겨주는 스티치로고는 고객이 원하는 색으로 해준다.
지난해 벤틀리 전세계 판매량은 1만5174대였다.
국내에서도 775대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플라잉스퍼 380대, 벤테이가 208대, 컨티넨탈 GT 187대였다.
<다음 회에 벤틀리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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