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 그럼 이 '팁'이란 게 어떤 근거를 가진 요금인지, 우리나라에서도 정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미국에서는 팁 안 주면 큰일 나는데 팁의 법적 성격은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네, 팁은 우리말로 하면 봉사료인데 줘도 된다, 안 된다가 법에 명시돼 있진 않습니다. 다만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보면 '가격표대로 요금을 받아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팁을 따로 요구하면 가게에 붙인 가격과 손님이 내는 최종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조항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럼 팁을 내라고 하면 불법입니까?
[기자]
꼭 그렇게 보긴 어려운데요. 강제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자발적으로 지불하는 팁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팁을 내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식은 강요로 볼 수 있습니다.
정지연 / 소비자연맹 사무총장
"향후에 이게 좀 변질돼서 팁을 내지 않을 경우에 서비스의 차별을 받는다든지 서비스를 제한한다든지 하는 문제들이 생긴다고 하면 규제적인 부분들이 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에서도 요즘 팁이 너무 올라서 문제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의무적으로 내긴 하더군요?
[기자]
네, 미국은 우리와는 팁의 의미가 좀 다른데요. 팁을 받을 수 있는 식당 웨이터 같은 서비스업종의 연방 최저시급이 2800원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손님의 팁이 급여의 일부나 마찬가지여서 팁이 없으면 안 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선 그런 미국에서조차 팁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너무 지나치게 올랐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미국의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팁도 덩달아 오르고 있습니다. 한 미국인 유튜버가 올린 영상이 화제였는데요. 2달러도 안 되는 베이글을 주문하자 팁을 내겠냐고 묻는 화면이 뜨는데 최소 금액이 1달러입니다. 이런 키오스크나 드라이브스루에서 팁을 받는 것도 논란거립니다. 비용의 20% 안팎이던 팁이 40%까지 뛰면서 '팁플레이션' 이란 말이 생겼고 "미국 경제가 이전보다 더 많이 팁에 의존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미국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식당에 갔을 때나 택시를 탔을 때 항상 팁을 준다는 미국인은 최근 3년 사이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조사 응답자의 40%는 "손님한테 떠넘기지 말고 업체가 직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소비자에게 무언의 압박을 주는 동시에 비용을 전가하게 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김광수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아, 내가 팁을 안 주면 그럼 내가 너그럽지 못한 사람으로 비칠까 하는 우려를 한 번은 해보겠죠. 모바일을 통해서 별도의 팁 제도가 들어왔다는 것은 그런 전통적인 가격 문화가 깨지는 거죠."
[앵커]
팁 문화의 배경을 이해하지 않고, 요금 인상 수단으로 무작정 팁을 붙였다가는 아마 큰 코 다칠 가능성이 더 클 걸요. 어쨌든 새로운 현상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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