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경제

[취재후 Talk] 잡기도 어렵고 수익 환수도 어려운 도피 4년차 '라임 김 회장'…檢 재수사 결과는?

등록 2023.08.31 18:01 / 수정 2023.08.31 18:49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메트로폴리탄 김 회장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은 라임 펀드의 투자를 받은 회사 5곳이 2000억원대 자금을 횡령한 것을 새로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부동산 업체인 메트로폴리탄을 통해 276억원을 빼돌려 필리핀의 한 리조트를 인수했고, 캄보디아 부동산에 투자한다며 라움자산운용을 통해 홍콩 법인에 1억달러를 송금했다는 겁니다.

이 두가지 횡령의 중심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메트로폴리탄의 김모 회장입니다. 당시 김 회장은 라움자산운용의 2대 주주로, 라움 부회장 명함도 가지고 다녔습니다.

김 회장은 환매중단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10월경 필리핀으로 도피했고, 이후 당시 횡령한 자금을 도피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 돈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김 회장은 인수한 리조트의 카지노를 국내에 불법 송출해 이른바 온라인 '아바타 카지노'를 개장했습니다. 3년간 벌어들인 수익이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기사]
[단독] 해외에 대리인 놓고 국내서 베팅…'아바타 카지노' 운영자 체포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1/09/2022010990049.html

그러나 카지노 운영자가 검찰에 체포돼 국내로 송환되며 김 회장의 돈줄이 일부 막히게 됐습니다. 도피 중 돈을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지, 카지노의 처분을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카지노 직원들과 임금 체불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단독] '1.6조 피해' 라임 주범 해외 자산매각 움직임…피해자들 '발 동동'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4/21/2022042190140.html

김 회장의 도피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적은 것은, 이제 재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김 회장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라임 피해액 복구가 쉽진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검찰의 지난 3년과 재수사

사실 금감원이 발표한 2000억원 대 횡령은 금감원의 표현대로 새로 발견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20년 라임사태 관계자 A씨가 김 회장을 도박장 개설혐의로 고발했고, 캄보디아 부동산 투자 명목으로 홍콩에 1억달러를 송금한 기록 등도 제보했기 때문입니다. 제보 내용은 대검찰청에서 남부지검으로 넘어가며 사건 등록이 됐습니다. 다만 지난 3년동안 수사가 멈춰있었을 뿐입니다.

A씨가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실에 진행 상황을 확인해봤더니 "수사를 한다기 보다는 지금 기소중지 상태라 입국하면 재개된다"며 "지금은 기약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김 회장은 2021년 11월 해외 도피 중이라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며 기소중지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관련기사]
[단독] 文정부 검찰, 라임 횡령 자료 갖고도 조사 안해…3년간 뭉갰나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8/28/2023082890198.html

금감원 발표 이후 남부지검 합수부는 라임사태 재수사를 개시했습니다. 오늘은 특혜성 환매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증권사 2곳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말대로 "서민들이 피해를 보고 특권층이 피해를 덜 보는 상황이 이런 수사에서 단죄의 핵심"일 겁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에겐 '누가 피해를 덜 봤냐'보다는 '내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재개에도 불구하고 거의 4년째 해외 도피 중인 김 회장의 체포와 국내 송환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검찰이 확보했던 수사 자료는 오히려 시간이 지나며 현실과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메트로폴리탄 회장도 바뀌었고, 홍콩으로 송금한 1억달러는 호주 등지로 다시 흩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쩌면 김 회장은 기소중지를 내렸던 2021년보다 더욱 잡기 어려워졌을지도 모릅니다.

범죄 수익 환수와 피해 보상도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본인 경호 등에 상당한 돈을 쓰고 있는 데다 신분세탁을 위해 해외 국적까지 취득하느라 횡령 자금 대부분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포는 어려워지고 환수가능한 범죄수익금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잡기도 어려워지고, 잡아도 피해 복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 상황을 만든 건 검찰의 지난 3년입니다. 본격적으로 재수사에 돌입한 지금 검찰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