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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北목선 귀순'…軍 포상 논란

  • 등록: 2023.11.01 23:03

  • 수정: 2023.11.01 23:05

[앵커]
지난주 북한 주민 4명이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 귀순한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이 포상을 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NLL 경계가 뚫린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는데 경계 실패인지 작전 성공인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군 당국이 대대적인 포상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북한 목선을 발견하고 추적하는 데 기여한 부대와 장병 등이 대상입니다. 해안 감시를 담당하는 4개 부대와 초기 식별 임무를 맡은 장병 15명, 그리고 해경 등 유관기관도 포함됐습니다. 신고한 어민 2명은 감사장을 받습니다.

[앵커]
그런데 당시 어민이 먼저 목선을 발견해서 감시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왔잖아요?

[기자]
네, 군 당국도 그런 비판 여론을 의식해 포상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400㎞가 넘는 동해 북방한계선에서 목선 탐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식별하고 추적한 건 포상할 만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경계 실패인지 아닌지, 당시 상황을 다시 짚어봐야겠군요?

[기자]
지난달 24일로 돌아가보면, 북한 선박의 움직임이 군 레이더에 처음 포착된 것은 오전 5시 30분 쯤이었습니다. 6시 반쯤엔 열영상장비로도 식별됐는데 이 때만 해도 작은 점으로 보였습니다. 7시가 돼서야 그 점이 선박이라는 걸 알았고 군은 확인하기 위해 표적번호를 붙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 사이 어민이 먼저 발견해 신고한 거고요?

[기자]
네, 군이 현장 출동을 준비하는 사이, 7시 10분 쯤 어민이 해경에 신고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군이 "의심 선박으로 추적은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최초 인지한 시점부터 1시간 40분 뒤인 어민 신고 전까지 해당 물체가 목선인지 파악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8시가 다돼서야 가까이 있던 해경 구조정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앵커]
인지는 했으니 경계에 구멍이 뚫린 건 아니라는 거군요?

[기자]
네, 2019년 이른바 '노크 귀순' 기억하실 겁니다. 그 때도 어민 4명이 탄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내려와 주민 신고로 발견됐는데요. 당시에는 북한 어선이 NLL을 넘은 것조차 파악하지 못해 군이 발칵 뒤집어졌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이낙연 총리까지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해상 감시 문제를 보완해왔다고 이번에 성과를 거뒀다는 게 군 관계자 설명입니다.

문성묵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삼척항에 들어와 가지고 북한 사람들이 활보를 하고 다닐 동안도 군은 아무런 인지도 못했단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2019년에도 장관이라든지 군에서 실패를 인정했고 이번에는 그래도 사실 구멍이 뚫린 건 아니란 말이죠."

[앵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민이 신고할 때까지 군이 목선이 발견된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거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군은 당일 오전 4시 전에 NLL 북쪽 먼바다에서 북한의 특이 동향이 포착됐다고 했습니다. 목선과 관련한 움직임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런 상황이었다면 레이더에 무언가가 포착됐을 때 현장 확인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레이더로 발견된 것이 실제 어떤 것인지 별도의 장비를 써서 이를 감시할 수 있어야 되는데 그러한 체계가 미비했다라는 것이죠. 직접 가서 확인을 해야 된다라고 하는 원칙은 지켜져야 된다는 거죠."

[앵커]
다른 걸 다 떠나서 논란이 있었는데 군이 포상까지 하면서 자화자찬할 일인지는 의문이 들긴 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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