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현지시간 20일 영국 런던에 도착해 나흘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찰스 3세 국왕이 즉위한 후 처음으로 초청된 국빈 정상이다. 지난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방미 일정을 마무리한지 이틀만에 출국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출국 직전 보도된 영국 텔레그래프지 인터뷰에서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이후 최초로 국빈초청 받은 국가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은 영국이 인태 지역에서의 협력과 글로벌 무대에서의 협력을 위해 한국을 얼마나 필요로 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번 방문에서 양국은 정치·경제·첨단과학기술·인적 교류 등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고 디지털·AI(인공지능)와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 에너지, 해사 등 각종 분야에서 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동포간담회로 첫 일정을 시작해 현지시간 21일 영국 왕실의 공식 환영식 일정을 진행한다. 영국 측의 계획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자비 부부가 대통령 부부 숙소로 영접을 온 뒤, 공식환영식장인 호스가즈(Horse Guards) 광장까지 함께 이동한다. 최고 존경의 의미를 지닌 예포 41발이 발사되고, 왕실 근위대 사열도 이뤄진다. 환영 오찬 장소인 버킹엄궁까지 이동하는 길엔 마차 행진을 하게 된다.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하는 환영 오찬에는 왕실 인사 등 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버킹엄궁에 전시된 한국 관련 소장품 소개도 이어지게 된다. 오후엔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 행사와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무명용사의 묘 헌화가 이어진 뒤 영국 의회에서 윤 대통령이 연설을 하게 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영어 연설을 통해 한영관계의 태동과 성장의 역사를 돌아보고, 양국이 함께 지향할 미래 비전과 협력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의 외국어 의회 연설은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이후 두번째로, 대통령실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그나라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연설 전후로 의회 인사들과의 만남이 이뤄진 뒤 저녁 약 180명이 참석하는 국민 만찬이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한영 비즈니스 포럼과 한영 최고과학자 과학기술 미래포럼에 참석한다. 오후엔 다우닝가 10번지인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디지털·AI와 사이버 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해상풍력, 청정에너지 등 분야의 전략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두 정상은 양국 미래 협력 방안을 담은 '한영 어코드(accord)' 문건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합의 또는 협정이라 부를 수 있는 '어코드' 형식의 포괄적 관계 규정 문서를 우리나라가 미국 외 발표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라며 "양국 수교 이후에 두 나라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처칠 워 룸'을 방문하고, 국왕과의 작별 인사로 영국 국빈 일정을 마무리한 뒤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로 이동한다. 런던=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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