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차가 러시아 진출 13년 만에 현지 공장을 우리 돈 14만 원에 넘기고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들으면서도 귀를 의심하게 되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현대차가 1조 원을 투입해 지은 공장을 14만 원에 매각하는 겁니다. 러시아에 생산법인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박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현대차 공장. 지난 2010년 완공해 연간 23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왔지만, 러-우 전쟁 여파로 지난해 3월 이후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현대차가 러시아 공장을 현지 기업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매각 금액은 1만루블, 우리돈 단돈 14만 원입니다.
공장건설 등에 1조 원이 투입됐지만 운영중단으로 손해가 커지면서 헐값에 매각하는 겁니다.
김필수 /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우크라이나 전쟁 자체가 계속 될 가능성이 있고 러시아 정부의 압력도 워낙 커졌기 때문에 매각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2년 안에 다시 매입할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이 붙었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1조 원짜리 공장을 통째로 날리게 됩니다.
러시아에 아직 남아있는 국내 기업들도 고민입니다.
삼성전자는 TV생산 공장, LG전자는 가전제품 생산공장이 러시아에 있는데, 역시 2년 가까이 가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 기업들에게도 헐값 매각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상현 /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교두보 역할 이런 것들을 많이 했는데 여기서 그냥 엑시트 하기에는 그 시장을 앞으로 영영 놓친다는 불안감도 같이 감내할 수밖에 없는 거죠."
반면,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 식품기업들은 공장을 정상 가동하며 초코파이와 라면 등 역대급 판매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TV조선 박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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