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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내년 총선부터 '수검표' 도입…어떻게 달라지나

  • 등록: 2023.12.30 19:12

  • 수정: 2023.12.30 19:16

[앵커]
선관위가 내년 4월 총선부터 수검표를 하기로 했습니다. 2002년 지방선거에 전자개표기가 도입된 지 20여년 만에 다시 사람의 눈과 손에 의존하기로 한 겁니다. 왜 도입하는지, 그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사회부 윤재민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윤 기자, 모든 투표용지를 직접 사람이 확인하는 건가요?

[기자]
이해를 돕기 위해 기존 절차를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개표가 시작되면 선관위는 모아놓은 투표지를 분류기에 넣습니다. 분류기는 광학 센서로 빨간 기표도장을 인식해 후보자 별로 투표지를 나눕니다. 후보 별 표수는 사실상 이때 계산이 됩니다. 이후에는 검표를 위해 분류된 투표지를 심사계수기에 넣습니다. 계수기는 은행에서 쓰는 기계처럼 생겼는데요. 투표지를 한장씩 떨어트리면 사무원들이 다른 후보의 투표지나 무효표가 섞여 있는지 눈으로 확인합니다. 그런데 내년 4월 총선부터는 계수기 검토 전에 사무원이 후보별로 분류된 투표지를 일일히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를 추가한다는 겁니다. 

[앵커]
수검표를 도입하는 건 부정선거 의혹을 인식한 건가요?

[기자]
네 선관위는 대부분의 부정선거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면서도 의혹 제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개선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선거때마다 의혹이 제기되면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국민통합에도 방해가 된다는 판단입니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 투표지 분류기 조작 가능성을 제기해온 것도 수검표 도입의 이유입니다.

[앵커3]
이렇게 되면 의혹은 상당히 줄일 수 있겠지만 개표시간이 상당히 걸리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선관위는 수검표를 위해 인력 충원이 필요하고, 개표 결과 발표도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통 새벽 이른 시간에 대부분 마무리되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오전 늦은 시간이 돼야 선거 결과를 알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앵커]
투표지 분류기 조작 의혹은 해결이 될 수 있겠지만, 다른 의혹들도 상당히 많았는데 선관위가 발표한 개선책들은 또 뭐가 있었나요?

[기자]
네, 얼마 전 국정원이 투표지 분류기의 USB포트를 통한 해킹 우려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북한이 내년 총선 국면에 사이버 공격을 할 우려도 커지고 있구요. 이에 선관위는 이번 총선부터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 해킹을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투표함 바꿔치기 논란을 막기 위해 사전투표함 보관장소의 CCTV를 24시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선관위는 이밖에도 사전투표지의 QR코드를 다시 바코드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앵커]
선거 결과가 조금 늦게 나오더라도 부정선거 의혹을 차단할 수 있다면 국민 신뢰를 높이는 효과가 있겠네요. 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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