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수은 건전지'를 교묘하게 숨긴 애견 사료가 발견됐습니다. 사료와 비슷하게 생겨서 구분하기 힘든데, 수은은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경찰은 누군가 인근 반려견을 노리고 고의로 가짜 사료를 뿌린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정은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은 건전지가 든 가짜 사료는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발견됐습니다.
입주민
"(수은 건전지가) 막 산더미처럼 나오더라고요. 사람들이 나와서 보니까 되게 구석구석 뿌려져 있었대요."
콩알만 한 크기로, 겉은 갈색 사료 같지만 속에는 건전지가 숨어 있었습니다.
수은 건전지를 일반 정상 사료와 비교해 봤습니다.
반려견들이 일반 사료로 생각해 쉽게 삼킬 수 있을 만큼 색과 크기가 비슷합니다.
특히 가짜 사료가 발견된 곳은 전체 열두 가구가 모두 반려견을 키우는 주택의 옥상으로, 경찰은 누군가 옥상에 침입하거나 근처 건물에서 던져 뿌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설령 / 수의사
"(먹으면) 위장 점막 손상 같은 문제도 발생시킬 수 있고 소화기 장애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요."
입주민들의 단체 SNS 대화방엔 "지난해부터 같은 사료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담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5월 서울 성동구의 반려견 쉼터에서도 사료로 위장한 수은 건전지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현행법상 동물 학대 '미수범'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어, 경찰은 '재물손괴 미수'로 사건을 접수하고 용의자를 찾고 있습니다.
TV조선 정은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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