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강추위에 핫팩, 많이들 가지고 다니시는데요. 텐트나 침낭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할 땐 주의하셔야 겠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국립소방 연구원'과 함께 실험해봤더니, 핫팩을 뜯은 지 30여 분 만에 무색무취지만, 독성이 있는 일산화탄소가 기준치 넘게 검출됐습니다.
안혜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장을 뜯어 부직포 주머니를 흔들면 열이 나는 핫팩입니다. 겨울 캠핑족에겐 필수품이 된 지 오래입니다.
이경민 / 서울 송파구
"겨울에 자주 사용하는 것 같아요. 너무 추울 때는 침낭 안에 핫팩 같은 것 넣고 자거나 그래요."
난방기구보다 안전할 거란 생각에 캠핑할 때 침낭 속에 몇개씩 넣고 자는 경우도 많은데, 자칫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어질수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가 소방청 산하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실험을 해봤습니다.
텐트 안 침낭에 방석 모양 핫팩 2개와 일반 핫팩 10개를 넣고 30분이 지나자 일산화탄소 농도가 74ppm까지 올라갑니다.
일산화탄소 농도 35ppm은 두통과 현기증을 유발하는 유해 기준치로 산업현장에서도 작업중단 명령을 내리는데, 30분 만에 이 기준치를 두 배 이상 넘어선 겁니다.
밀폐 플라스틱 상자에 핫팩 4개를 넣으니 14분 만에 200ppm을 넘어섰습니다.
이지향 / 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통상 우리나라에서 허용하는 노출 기준이 50ppm입니다. 산업장에서는 30ppm으로 제한을 두는 만큼 일산화탄소가 위험하다."
핫팩은 철가루와 소금, 활성탄이 산소와 반응하면서 열을 내는 원리인데, 이 과정에서 불완전 연소로 일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이덕환 /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철이 녹슬면서 나오는 열에 의해서 부분적으로 산화 반응을 일으키는 겁니다. 그래서 일산화탄소가 생깁니다."
하지만 아직 일산화탄소 관련 경고문구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주무관청인 산자부는 표시 규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
"지적하신 내용에 대해서 관련 전문가와 함께 국제적 기준 여부, 안전 기준의 도입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4년간 텐트에서 난방기구를 사용하다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숨진 사람은 13명에 이릅니다.
소비자탐사대 안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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