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귀족이 아침을 듭니다. 서민들이 먹는 흑빵 한 조각 입니다. 누군가 찾아오자 책으로 흑빵을 가립니다. 의자에 '굴'이라고 쓰인 팸플릿이 보입니다. 그는 상큼했던 굴 향을 추억하며 옛 부귀영화를 다시 꿈꿉니다. 해학과 풍자 넘치는 러시아 풍속화 입니다.
가난한 관리가 하숙집 주인에게 새 훈장을 뽐냅니다. 방에는 깨진 그릇과 빈 병이 뒹굽니다. 하지만 공훈을 인정받아 하루아침에 팔자를 고친 듯 큰소리 칩니다.
권력이 바뀌면 저마다 공로를 내세우며 다툽니다. 권력 투쟁으로 번지곤 하지요. 그런데 서로 '당신이 일등 공신 아니냐'며 싸우는 희한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권 주자로 완전히 부상한 사건이 있지요. 추미애 장관 시절에 징계를 하면서 벌어진 일이에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추미애 전 장관이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이 추 전 장관입니다.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 임종석-노영민 실장이 총선에 나온다"고 공격했지요. "윤-한 커플의 난동질을 막지 못한 결과에 책임감과 정치적 양심을 보이라"고 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에게는 "두 사람을 추천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친명계가 "윤 정권 탄생에 기여한 두 실장의 출마" 라고 비난하고 나선 게 지난 12일 입니다.
친문계 지역구에 친명계가 잇따라 도전하면서 신-구 권력의 힘겨루기도 시작됐습니다. 비명계가 탈당한 뒤 친문계로 표적이 옮겨간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옵니다. 그 전선에 추 전 장관이 두 발 다 올려놓은 것이지요.
지난해 그는 문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한 것이 "촛불 국민에 대한 역모"라고 했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표를 간디에 비유한 것과 극에서 극입니다. "이 대표의 무저항 정신에 눈물이 난다"고 했지요. 그런 그가 임 전 실장을 향해 물었습니다. "정치에서 염치를 빼면 뭐가 남느냐"고.
"제가 못난 집안싸움으로 비칠 것 같아서 굉장히 자제하고 있는데..."
여러분은 윤석열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이 누구라고 생각하시는지요.
1월 30일 앵커 칼럼 오늘 '일등 공신 다투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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