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그림' 대통령 설 선물에 불교계 반발…이관섭, 조계종 찾아 "더 세심하게 챙길 것"
등록: 2024.02.01 21:40
수정: 2024.02.02 08:58
[앵커]
대통령실이 불교계에 십자가 그림에 기도문까지 포함된 포장지를 쓴 설 명절 선물을 보냈다가 바로 회수했습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조계종을 찾아 사과할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인정한건데, 한센인들의 미술작품을 활용하다 낭패를 봤습니다. 아주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부분 하나 배려하지 못하는 대통령실의 부주의가 어처구니없습니다.
홍연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번주 배송이 시작된 대통령 부부의 설 선물입니다.
유자청은 성당, 잣은 교회 그림으로 포장됐고, 십자가 앞에서 묵주를 들고 기도하는 그림은 겉상자와 함께 별도 카드로도 제작됐습니다.
한센인들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소록도병원 환자들의 미술작품을 소개한 건데, '하나님 감사합니다'로 시작하는 기도문까지 함께 받아든 불교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진지 6시간 만에, 이관섭 비서실장이 조계종을 찾아 직접 사과했습니다.
이관섭 / 대통령 비서실장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저희들이 좀 더 세심하게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의도적으로 한 게 아니니 종도들의 이해를 구하겠다"며 사과를 받아들였는데, 4년 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육포 선물을 보냈던 일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진우 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
"그때는 그게(사과가) 좀 부족해가지고 우리 종도들이 굉장히 좀 섭섭한 것은 사실입니다."
대통령실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선물은 회수하고 새로 포장해 보내겠다고 했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TV조선 홍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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