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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나 홀로 산다

등록 2024.02.22 21:39 / 수정 2024.02.2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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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난 위대한 위선자예요. 그저 광대처럼 웃고 즐거워하지만…"

위선자는 '나만의 세상에서 놀며 속으로는 창피해'합니다.

이런 '위악자'도 있습니다.

"(난 항상 당당하지…) 나도 잘 알아. 나만 잘살면 되지…"

전국시대 양자(楊子)는 '나만을 위해 산다'는 위아설(爲我說)을 주장했습니다.

누군가 그에게 물었지요.

"털 하나를 뽑아 세상을 구한다면 그렇게 하겠습니까?"

그가 말했습니다.

"터럭 한 올도 뽑지 않겠노라."

이재명 대표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당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다름은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자산이다."

그러면서 약속했습니다.

"우리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그런 당, 확실하게 만들겠습니다."

박용진 의원이 공천 평가 '하위 10퍼센트'를 받았습니다. 탈락이 유력한 낙제점입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서울 득표율 1위를 했습니다. '유치원 3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계파에 줄 서지 않고, 입바른 말로 건강한 내부 비판을 해왔습니다.

그가 어떤 근거로 하위 10퍼센트가 됐는지, 본인도 모릅니다. 채점표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공천관리 위원장한테도 오지 않는답니다.

"점수하고 총점하고 총점의 그 등수하고 그것만, 그 한 장만 받았습니다."

어제 의원총회는 낙제 평가가 집중된 비명계의 성토로 들끓었습니다. 밀실 비선의 '사천(私薦)' 의혹과 사당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는 '이 대표가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이 훼손되고 있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공천 논란을 이 대표는 "가죽을 벗기는 혁신의 고통" 이라고 했습니다.

민주당 싱크탱크 부원장을 지낸 인사가 반박했습니다.

'비명의 가죽을 벗겨 찐명의 점퍼를 만들고 있다.'

양자(楊子)의 동생이 흰옷을 입고 나갔다가 비에 젖어 검은 속옷바람으로 돌아왔습니다. 개가 짖어대자 때렸습니다. 양자가 꾸짖었다지요.

'개가 나갈 때 흰 털이었다가 돌아올 때 검은 털이었다면 너라도 이상하지 않겠느냐.'

이 대표가 했던 선언을 2년 여 만에 들어보는 기분이 묘합니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2월 22일 앵커칼럼 오늘 '나 홀로 산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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