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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어떤 비웃음

등록 2024.02.26 21:52 / 수정 2024.02.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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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흐르는 농장 울타리를 개가 건드렸다가 기겁을 하고 달아납니다. 당나귀가 비웃듯 희한한 소리를 냅니다. 이사 가면서 차고에 반려견을 버리고 간 사람이 메모를 남겼습니다. 웃음에 하트까지 곁들여 약을 올립니다. 이런 '분노 유발 웃음'도 있지요.

"와, 사람이 많네요. 좋은 질문입니다." 

민속학자 김열규 교수는, 환하게 웃는 '흰 웃음' 반대편에 교활한 '검은 웃음'이 있다고 했습니다. 남을 조롱하며 자기만족을 취하려는 웃음이랍니다.

"하하하하하하!" "흐흐흐""흐흐흐"

여당 대표를 고함쳐 야유하는 최고위원 곁에 이재명 대표가 가만히 앉아 미소 짓습니다.

"우리 김성환 의원께서 김남국 의원한테 돈 봉투 전달하는 소리가…(폭소)" 

이 대표가 공천 평가 영점 의원들을 거론하며 흘린 웃음은 때와 장소와 상황, 그리고 상식을 초월합니다. 

"그거 거의 영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 아마 짐작하실 수 있을 분이시기도 한 것 같아요. 영점."

그러면서 당 안팎의 2선 후퇴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시스템에 따라 합리적 기준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골라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은 왜 유행어처럼 나도는 걸까요. '하위 평가에 모멸감을 느낀다'며 탈당한 국회 부의장은 다시 모멸감을 토로했습니다.

"저를 존경한다는 이 대표 말씀이 조롱으로 느껴진다."

현역 물갈이가 거의 없는 국민의힘 공천은 '신인횡사' '현역횡재'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런 비판도 따릅니다. '변화, 혁신, 감동이 없는 3무(無) 공천이다' '그 밥에 그 나물, 웰빙 공천이다'

급기야 민주당은 '투 톱' 원내대표까지 이른바 '밀실 여론조사'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총선 전에 '대표 리스크'와 '방탄 사당화' 논란을 털어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웃음에도 층(層)이 있다'고 하지요. '그 사람의 상식을 토대로 한, 감정이 나타나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영어 속담도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그의 웃음으로 알 수 있다.'

2월 26일 앵커칼럼 오늘 '어떤 비웃음'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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