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사회

[CSI] "쓰던 것 팔아요"…'살 빼는 주사' 인기에 불법거래 기승

등록 2024.03.13 21:34 / 수정 2024.03.13 21:38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주사만 맞아도 살이 빠진다는 '다이어트 주사'가 인깁니다.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데요. 병원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온라인 중고장터에선 개인간 불법거래가 이뤄지는 건 물론, 쓰다 남은 주사까지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조유진 기자가 그 실태,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병원에서 진료받은 지 1~2분 만에 비만치료제 처방전이 나옵니다.

"약국에서 구매하시면 되세요."

키 172㎝에 비교적 마른 체형의 기자에게 체질량 검사를 요구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몇 펜까지 가능할까요?) (처방) 100개도 돼요."

그런데 처방전을 들고 찾은 약국에선 대부분 약이 없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A약국 관계자
"없어요."

B약국 관계자
"장기 품절이에요."

C약국 관계자
"일주일 전에 5개 왔다가 10분도 안돼서 나가버렸어."

식욕을 떨어뜨리는 성분 때문에 이른바 '다이어트 주사'로 알려진 주사형 비만치료제인데, 공급이 부족해 처방을 받아도 약을 못 구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2018년 2만8000여 건이던 비만치료제 처방건수는, 2022년 13만8000여 건으로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비만치료제를 처방 받은 10명 중 8명은 여성이었습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온라인 중고장터에선 개인간 불법거래도 이뤄집니다.

비만치료제 중고판매자
"5펜 정도 샀었는데 몸이 이상해서 그때부터 저는 안했어요. 2펜을 팔았는데 1펜이 남아가지고."

남이 쓴 주사기를 재사용하면 감염위험이 큰데도, 투약하다 남은 주사제를 중고거래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비만치료제 중고판매자
"(쓰고 남은) 반 개짜리는 같은 지역분이 사가시고." 

현행법상 개인 간 의약품 거래는 불법입니다. 판매자는 5년 이하 징역, 구매자는 1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속권한이 있는 식약처는 인력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
"의약품 분야 모니터링 업무는 3명이 담당을 하고 있어요. 매년 건수가 원체 많다 보니까 온라인 특성상 어려운 점이 좀 있어요."

지난해 식약처가 비만치료제 불법거래를 단속한 실적은 온라인 게시글 27건에 대한 삭제 혹은 차단 요청밖에 없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조유진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