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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빅 투(Big 2) 구인난

등록 2024.04.18 21:49 / 수정 2024.04.1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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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은 치열했습니다. '서부의 카우보이' 레이건과 '워싱턴 정치 귀족' 부시가 뒤엉켜 싸웠습니다.

그런데 레이건은 패자 부시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저는 내일 전당대회에서 지명될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조지 부시를 추천합니다."

부시는 "가능성이 희박한 지명을 기다리던 밤이 생애에 가장 길었다"고 했지요.

태생적으로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은, 가장 성공적인 결합을 이뤄냈습니다.

더 놀랍게도 레이건은 백악관 비서실장에 베이커를 기용했습니다. 포드와 부시의 경선 참모로, 연달아 대통령의 꿈을 막아섰던 장본인에게 요직 중의 요직을 맡겼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부터 레이건을 보좌해온 측근들이 기겁했습니다. 보수 운동가들은 '보수의 주도권을 뒤흔드는 인사'라며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레이건은 최측근 둘을 부실장과 보좌역으로 붙여 '환상의 트로이카'를 탄생시켰습니다. 베이커는 가장 유능한 비서실장으로 꼽힙니다.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검토가, 협치 인사의 한계와 혼선을 드러내며 한바탕 소동으로 끝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매우 파격적인 발상입니다.

정치권이 술렁이고 야당도 뜬금없어합니다. '야당 분열 공작' 이라는 의심까지 나왔습니다. 그만큼 인선을 고심한다는 방증이자, 구인난이 심각하다는 얘기이겠지요.

대통령실이 부인하고, 인사라인 밖에서 검토 사실을 인정하는 말이 나온 것도 개운치 않습니다. 비선 라인이 따로 있느냐는 의문이 따릅니다.

자꾸 아는 사람을 쓰려는 인사 스타일이 혼선을 자초했다는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 거명된 두 사람은 대통령 부부와 사적 친분이나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레이건은 취임 후 백일 동안 의원 4백 예순일곱 명을 만났습니다. 총탄 저격에서 회복해 복귀한 뒤로도, 여소야대 하원의 민주당 의원들을 열심히 접촉했습니다.

그렇게 레이거노믹스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두 자릿수 물가와 성장, 고용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민생을 되살렸습니다.

인사는 어찌 보면 상징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협치에 얼마나 진심과 열의를 지니고 있느냐 일 겁니다.

4월 18일 앵커칼럼 오늘 '빅 투(Big 2) 구인난'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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