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료방송 채널이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이하 OTT) 업체와의 지속가능한 경쟁을 위해선 규제 개선 및 지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효성 있는 단기 처방 필요성도 언급됐다. 10일 경북 경주에서 진행된 한국언론학회 2024 봄철 정기학술대회 자리에서다.
지속가능한 민영방송 생태계를 위한 진흥책 모색 등을 위해 마련된 이날 2부 행사에서 '미디어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방송 진흥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 OTT의 눈부신 성장이, 각종 규제에 가로막힌 기존 레거시미디어(신문, 방송, 영화 등)의 파이를 잠식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소장은 "OTT 사업의 기존 방송 사업 잠식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흐름을 방치하면 기존 미디어 컨텐츠의 기반이 침식될 수 있다"며 "인구 감소 추세와 2030 세대의 미디어 이용 행태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제도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월13일 미디어 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거론하며, "방송 광고 규제와 편성 심의 내용 개선, 진입 소유 규제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인식들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미디어 산업은 많은 위험이 수반되고, 타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 외부효과가 큰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차제의 협소한 내수 시장 규모, 시장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규제,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미디어 종속성 심화, 제작비의 지속적 상승 추세를 감안해 정부가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업계, 학계, 연구계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회를 맡은 김동규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장은 노 소장의 주장에 공감하면서, "아무리 제도가 잘 갖춰져도 잘 지켜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선 예산도 잘 반영돼야 할 것"이라며 "규제 개선 및 지원을 위한 공통의 인식을 기반으로 추친력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박경우 동아대 교수 역시 "변화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 선순환 성장의 방향성 모색"을 강조하면서 기존 제도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과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단시일 내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지원 방안도 거론됐다. 미디어미래연구소 김희경 박사는 "레거시 미디어 컨텐츠 회복을 위한 '단기적 규제 완화 카드' 검토"를 제안했다.
수익금의 합리적 배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훈 경희대 교수는 "컨텐츠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이 합리적으로 배분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OTT 업체에 대한 합리적 과세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항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방송정책과 방송진흥정책관은 "미디어산업의 이해관계는 다른 어느 산업보다 첨예한데, 정부는 시장의 변화 반영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입법부와 함께 노력해야 하는 과제인 만큼 국회를 자주 찾아 개선책을 마련해 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방송프로그램 제작 지원, XR(확장현실)이나 인공지능 등의 제작설비 혁신, R&D, 인력 양성 예산 등이 많이 삭감됐다"고 설명한 뒤, "내년도에는 복원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고흥석 국립군산대 교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혹여 사업자의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종합적으로 잘 살펴보는 노력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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