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사회

열흘만에 "술 마셨다" 인정한 김호중…'음주운전 혐의'는 왜 빠졌나?

등록 2024.05.24 08:22 / 수정 2024.05.24 08:28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매주 금요일, 한 주 간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 이슈를 짚어봅니다. 사건의 해부 시간, 사회부 사건데스크, 최석호 차장 나왔습니다. 최 차장, 오늘의 주제는 뭡니까?

[기자]
사고 열흘만에 술 마셨다고 인정한 가수 김호중, 그런데 구속영장엔 음주운전 혐의가 빠졌다… 왜? 입니다. 김호중 씨는 음주 혐의를 인정한지 이틀만인 지난 21일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호중 / 가수 (21일)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하게 받도록 하겠습니다. 죄 지은 사람이고요. 어쨌든 죄송합니다." 

[앵커]
소환조사 바로 다음날,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어요. 

[기자]
김씨가 귀가한지 12시간여 만입니다. 경찰이 김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과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등 크게 4가지입니다. 사고를 내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고, 사고 후 매니저가 김씨의 옷을 바꿔입고 대리 자수를 하는 등 '운전자 바꿔치기'에도 관여했다고 보는 겁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음주운전 혐의는 빠졌다는 겁니다.

[앵커]
술 먹고 운전했다고 시인을 했잖아요. 그런데 왜 음주 혐의가 빠진 거죠?

[기자]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려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김씨는 사고 후 경기도 인근 호텔에 머물다가 17시간 만에야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국과수 감정 결과 김씨의 소변에 '음주 흔적'이 남아있었다고는 하지만, 정확한 음주 수치를 확인하는 건 힘듭니다. 그래서 경찰이 적용한 혐의가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입니다.

허인석 /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
"피의자 입장에서는 객관적인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없기 때문에 본인에게 위험운전치상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당시 운전 상태에 비춰볼 때 피의자가 정상적인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봐서 그렇게 의율한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 택시기사를 다치게 하고 도망간데다가 김씨가 음주운전을 시인했기 때문에 이 혐의를 적용한 건데, 위험운전치상죄는 혈중알코올농도가 특정되지 않아도 적용할 수 있고요, 처벌수위는 최대 징역 15년으로, 음주운전보다 셉니다.

[앵커]
오늘 구속영장심사가 열립니다.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얼마나 취했는지가 쟁점이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호중 씨 변호인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조남관 / 김호중 씨 변호인 (21일)
"음주 운전을 포함해서 사실 관계를 모두 인정을 했고 구체적으로는 술의 마신 술의 종류 양 구체적으로 다 말씀을 드렸습니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조남관 변호사, 문재인 정부에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가 정지됐을 때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지내기도 했는데, 조 변호사가 선임된 뒤에 김씨가 음주운전을 시인하는 등 기류도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21일 경찰조사에선 "사고 당일 김 씨가 마신 술의 양은 소주 10잔 이내였고, 술에 취해서가 아니라 휴대전화를 조작하다 사고를 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입장은 다릅니다. 사고 당시 현장모습을 다시 보면요, 김씨의 차량은 택시를 들이받고 붕 들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그대로 현장을 떠났고, 인근 골목에 차를 세운 뒤 누군가와 전화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사고 당일 김씨가 지인들과 들렀던 스크린 골프장과 식당, 유흥주점의 CCTV와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인한 결과 김씨가 마신 술은 소주 10병보다 훨씬 많았고, 사고 당시 김씨는 만취상태였다고 했습니다.

[앵커]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도 없어졌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고를 낸 SUV 차량은 물론이고, 유흥주점에 드나들 때 이용한 승용차, 사고 후 호텔로 이동할 때 탄 소속사 명의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특히 사고를 낸 차량의 것은 소속사 본부장이 "삼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블랙박스는 김씨의 당일 행적과 음주정황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데다가 김씨가 사고 후 소속사 관계자들과 나눈 대화내용 등이 담겨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해결할 핵심 증거로 꼽히는데, 메모리카드를 훼손한 소속사 본부장과 김씨 매니저에게 운전자 바꿔치기를 지시한 소속사 대표도 오늘 구속영장 심사를 받습니다. 경찰은 사고 후 김씨가 직접 메모리카드를 빼내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김씨 측은 구속영장 심사 연기를 요청했다면서요? 

[기자]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된 뒤에도 김씨 측은 어제와 오늘로 예정된 공연은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소속사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는데, 실제 김호중 씨는 어제 서울올림픽체조경기장 무대에 섰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낮 12시에 영장심사가 열리지 않습니까? 공연이 저녁 8시라고는 하지만,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김 씨는 강남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해야 합니다. 시간상으로도 공연을 소화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영장심사 기일을 공연 후로 늦춰달라고 요청한 건데,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죄로, 사안이 중대하다"면서 김씨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오늘 영장심사에 간부급 검사를 투입합니다.

[앵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 같네요. 최 차장,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