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복궁 같은 고궁에 앞을 지나면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사진 찍는 모습, 종종 볼텐데요 대부분 개량 한복입니다 이를 두고 전통이냐, 현대문화냐로 논란입니다. 사회부 이나라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서울 고궁은 물론이고 전주 한옥마을 같은 곳에서도 개량 한복 대여점이 많은데요, 요즘은 연예인들도 개량한복을 입어 화제가 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적 K팝스타인 아이돌그룹 뉴진스도 지난달 21일, 경복궁에서 열린 '2024 코리아 온 스테이지' 공연에 개량한복을 입고 나왔습니다. 국가유산 방문 캠페인의 일환이었는데요, 공연 모습부터 보겠습니다.
"낭비하지 마. 네 시간은 은행. 서둘러서 정리해 걔는 real bad. 받아주면 안돼. No you better trust me. 답답해서 그래."
멤버들은 안이 비치는 시스루 재질의 저고리와 무릎 위까지 오는 치마를 입었는데요, K팝 팬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앵커]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데, 개량 한복이 왜 논란에 서게 된 겁니까?
[기자]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 때문이었습니다.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빌려입는 한복들은 한복 구조와 맞지 않거나 '국적 불명'인 것들이 많다"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어떤 종류든 한복을 입기만 하면 고궁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현행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도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앵커]
고궁 무료 입장 규정까지 손보게 되면 관광으로 찾는 외국인들은 좀 아쉬워할 것 같긴 하네요.
[기자]
제가 경복궁에 다녀왔는데요, 실제 대다수는 전통한복이 아닌 화려한 장식이 달린 개량한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메이 / 프랑스 관광객
"화려한 게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꽃이랑 반짝이 같은 다양한 게 여기저기 있어서 정말 아름다워요."
한복 대여점 업주들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임상혁 / 한복대여점 대표
"전통의 기준이 도대체 무엇이냐. 현대에 맞게 개량돼 가지고 입고 있는 이 한복을 이게 한복이 아니다, 전통한복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그 자체가 저는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개량한복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8년 종로구가 개량한복 착용자를 고궁 무료 입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몇 차례 토론회를 열기도 했는데요,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현실화 되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매번 논란이 반복만 되고 결론짓지 못하는 것 같은데, 전통한복과 개량한복을 구분 짓는 기준이 있긴 합니까?
[기자]
한복은 저고리와 치마 또는 바지로 상하의 형태를 갖춰야 하고, 깃, 고름, 동정이 필수로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전통한복과 개량한복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이것만이 한복"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다만 전문가들은 한복의 의미까지 훼손하는 것에 대해선 어느 정도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경미 / 한복문화연구소 한땀 대표
"어린 세대들이 제대로 된 한복이 뭔지 몰라요. 교과 과정에도 없잖아요. 문화로서의 선진국으로 가려면 우리 문화를 지키는 게 맞아요."
논란이 일자 국가유산청은 "최 청장의 발언은 전통한복을 확산시키자는 의미였지, 개량한복 퇴출이나 강력 규제를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면서 "고궁 무료관람 제한 등의 정책도 당장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놀이문화가 된 개량 한복을 제재하기보다는, 전통 한복의 맥을 제대로 알리고 이어가는게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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