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쿠바 주재 북한 외교관의 탈북 소식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지난해 11월 망명한 리일규 전 참사가 조선일보와 첫 인터뷰를 했는데, 절절한 심정으로 왜 북한을 벗어났는지를 털어놓았습니다.
북한내 숙청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도 밝혔는데, 윤동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약 9년간 쿠바에서 근무한 리일규 전 참사는 2013년 미사일 등을 실은 북한 청천강호의 파나마 억류를 해제한 공로로 김정은 표창을 받은 엘리트 외교관입니다.
지난해 11월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남미 국가 여러곳을 경유해 한국 땅을 밟았는데, 쿠바를 떠나기 직전 공항 탑승구 앞에서의 1시간이 몇 년처럼 느껴졌다고 전했습니다.
목숨을 건 탈출 이유는 자녀들의 미래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리일규 / 前 쿠바 주재 북한참사
"간부들이 '좋다, 그러면 내 대까지는 할게. 내 자식 때는 어쩌라는 말이야' 그러니까 간부들이 자기는 부정축재를 안 해도 자식을 좀 좋은 직장에 갖다 앉혀놓는…."
그러면서 최근 김정은의 '반통일 정책'은 "주민들의 마지막 희망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리일규 / 前 쿠바 주재 북한참사
"주민들로서는 이제 국외과 정책, 한국을 완전히 다른 국가로 만드는 게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는 거예요. 마지막 희망을 빼앗는 거니까."
2019년부터 사라진 한성렬 전 외무성 부상이 '미국 간첩'이란 혐의로 총살당했단 사실과, 실각한 리용호 외무상 일가가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진 사실도 언급했습니다.
리 전 참사가 한국에 온 뒤 가장 처음 만난 류현우 전 쿠웨이트 대사대리는 한국과 쿠바 수교를 막지 못한 점도 탈북의 배경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류현우 / 前 쿠웨이트 주재 북한대사 대리
"(한국과 쿠바 수교) 이걸 막지 못했기 때문에 본인한테 많은 정치적 부담감이 올 것이라고, 압력이 들어올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탈북의 요인이 되지 않았나…."
2016년 태영호 전 공사와 2019년 류현우 전 대사에 이어 고위 외교관의 탈북 공개는 4년여만입니다.
TV조선 윤동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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