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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건의 해부] 재판에서 드러난 '여친 살해' 의대생의 진실…딸 잃은 아버지의 '절규'

등록 2024.08.23 08:21 / 수정 2024.08.2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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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주 금요일 이시간, 이번 한주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 이슈를 파헤칩니다. 사건의 해부 시간입니다. 사회부 사건데스크, 최석호 차장 나왔습니다. 최 차장, 오늘의 주제는 뭔가요?

[기자]
오늘의 주제입니다. 딸 잃은 아버지의 '절규'. 지난 5월 6일이었습니다. 25살 여성이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흉기에 찔려 살해됐습니다. 범인은 명문대 의대생이던, 그의 남자친구였습니다. 살인 혐의로 구속된 남성의 재판이 지난달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 재판에서 그동안 감춰져 있던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진실은 무엇이고, 이 남성이 원했던 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최모 씨 / 여자친구 살해범 (5월 14일 검찰 송치)
"(범행 계획한 게 맞습니까?) …
(처음부터 살인 의도 있었습니까?) …
(언제부터 살인 계획한 겁니까?) …
(범행 은폐하려고 한 거 맞나요?) …
(지난 프로파일러 면담 때 어떤 얘기 하셨는지) …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습니까, 한 말씀 해주세요) …"

[앵커]
사건 자체만도 끔찍한데 또 뭐가 있는 겁니까?

[기자]
여자친구를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25살 최모 씨, 그제 열린 두번째 재판에서 그의 구체적인 범행동기가 드러났습니다. 숨진 여자친구, 여자친구의 가족과 '혼인무효 소송'을 두고 갈등을 빚다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앵커]
혼인무효 소송이라면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했었다는 얘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제 재판엔 피해여성의 아버지와 최씨의 어머니가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사건 발생 20일쯤 전인 4월 중순, 최 씨와 피해여성은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학교 동창이었던 두사람이 다시 만나서 교제를 시작한 게 지난 2월이니까, 교제 두달만에 혼인관계가 겁니다. 하지만 피해자 부모에게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법정에 나온 피해자의 아버지는 "교제기간동안 딸이 최씨를 만난 건 10차례도 안 된다"면서 최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혼인신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부모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혼인무효소송을 진행하려 하자 최씨가 딸을 상대로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증언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혼인신고 배경에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돈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피해여성의 아버지는 "최씨는 내가 회사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의대 졸업 후 병원을 운영할 건물을 마련하기 위해서 딸을 이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는 올해 7월 미국 유학을 떠나기로 하고, 사건 당시인 5월에도 회화학원을 다니면서 유학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는데, 최씨는 피해여성이 유학을 떠나는 상황에까지 대비했다고 했습니다. '혼인신고'을 빌미로 피해여성이 옴짝달싹 못하도록 한 뒤에 유학 도중, 피해자가 일시 귀국하는 시점엔 출산도 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그럼 최 씨는 왜 살인까지 했던 건가요?

[기자]
피해자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학력을 박탈하겠다"고 화를 냈다면서 "사기꾼"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아버지는 "최씨는 만난 적도 없다"면서 "최씨의 어머니가 먼저 전화를 걸어와서 혼인무효를 원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증언 막바지에는 "딸을 지키지 못한 부모라는 굴레에 갇혀 사는 아버지로서, 이 고통의 터널에 끝이 있긴 한 건지 막막하다"면서 "최씨는 절대 사회로 돌아오면 안 된다"고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최씨의 어머니도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아들을 대신해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모든 게 내 잘못"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들은 피해자 측이 혼인무효소송을 걸어서 의대 졸업이 막힐까, 공포에 휩싸여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는데, 사건 당시에도 최 씨가 불안증 약을 먹고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법원은 최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진행한 뒤에 오는 10월 다음 재판을 열기로 했습니다. 수사과정에서 진행된 심리검사에선 폭력 범죄의 재범 위험성은 높았지만, 사이코패스는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앵커]
한순간에 딸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병원을 차릴 건물을 마련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한 것이란 아버지의 말에 말문이 막힙니다. 최석호 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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