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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따져보니] '범죄 방치' 창업자 체포…텔레그램 수사 가능해질까?

등록 2024.08.26 21:43 / 수정 2024.08.2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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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계 9억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창업자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긴급 체포됐습니다. 텔레그램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를 방치한 혐의인데 앞으로 텔레그램의 수사 협조가 가능해질지 이게 왜 중요한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텔레그램 창업주가 프랑스에서 긴급 체포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프랑스 경찰은 최근 텔레그램에서 벌어지는 아동 음란물 유포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습닙다. 이후 여러 수사 기관들이 합세해 마약 밀매, 사이버 폭력, 자금 세탁 등을 들여다봤습니다. 그 결과 텔레그램이 각종 범죄를 사실상 방치하고 법 집행 기관에 협력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그 책임을 창업자인 두로프에게 묻겠다는 겁니다.

[앵커]
국내에선 이른바 n번방 사건으로 텔레그램이 유명해졌잖아요?

[기자]
​​​​​​N번방 사건은 2018년부터 2020년 초까지 텔레그램에서 벌어진 디지털 성착취물 공유 사건입니다. 주범인 조주빈은 이 사건으로 42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이후로도 유사 범죄는 끊이지 않았고, 올해만 해도 서울대 N번방, 인하대 딥페이크 채팅방 사건이 터졌습니다. 최근에는 마약 유통과 판매 상당수가 텔레그램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앵커]
텔레그램이 이렇게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된건 높은 보안성 때문이죠?

[기자]
​​​​​​텔레그램의 강점은 메시지나 문서를 암호화한 강력한 보안에 있습니다. 텔레그램 본사는 전세계 수사당국의 협조 요청을 거의 들어주지 않는데 n번방 사건 당시 우리 경찰도 계정 정보를 여러차례 요청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습니다.

김명주 / 서울여대 정보보호학부 교수
"텔레그램은 전혀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고 범죄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나중에 수사가 됐을 경우에 회사 때문에 자기들이 불리해지는 경우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더 많이 이용하는 거고요"

[앵커]
​​​​앞으로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해줄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기자]
​​​​​​두로프가 체포되자 텔레그램은 "플랫폼과 소유자가 플랫폼의 남용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발했습니다. 두로프는 평소 개인정보와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겠다고 말해왔는데요. 범죄를 방치한 것인지 표현의 자유 수호인 것인지가 법적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국제사회에서도 큰 이슈잖아요. 해외에선 두로프의 체포를 비판하는 여론도 있다고요?

[기자]
표현의 자유 수호를 주장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두로프의 체포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전 폭스뉴스 진행자인 터커 칼슨은 정부 기관의 검열을 거역하면 받을 수 있는 경고를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텔레그램을 주요 선전 도구로 쓰고 있는데, "프랑스의 간접적인 적대행위"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최경진 / 인공지능법학회장
"텔레그램을 규제하는 것 같지만 실은 이 텔레그램을 이용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양 당사자의 커뮤니케이션 즉 표현을 결국 제한하게 되거든요. 일론머스크 같은 경우에는 엑스의 오너잖아요. 생각해 보시면 텔레그램이 규제를 받는다 그러면 엑스도 규제받는 거예요."

[앵커]
​​​​​​​물론 표현의 자유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지만 그렇다고 텔레그램 상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무작정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일텐데, 국제 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겠군요. 김자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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