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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칼럼 오늘] 분노는 나의 것

등록 2024.08.27 21:50 / 수정 2024.08.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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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떠나가도, 성난 얼굴로 돌아보지 마, 성난 얼굴로…"

과거를 돌아보지 말고 미래를 보며 나아가자는, 그룹 오아시스의 명곡입니다.

노래를 쓰고 부른 리더, 노엘 갤러거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기절하도록 얻어맞곤 했습니다.

희망이 없던 아이는 그러나 늘 다짐했다고 합니다. "인생은 언제나 재미있어진다."

그는 분노하는 젊은이, '앵그리 영 맨' 세대의 등장을 알린 희곡을 뒤집었지요.

"그만 집어치우지 못해! 그 종 그만 울리란 말이야!"

21세기 서울에 '앵그리 영 맨'이 넘쳐납니다.

'잉여인간, 정부미처럼 창고에 넘친다. 모든 선택은 성적순이며, 너 같은 애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녹화되고 재생되고 지워진다.'

사람들은 SNS 세상에서 남과 비교하며, 허기처럼 솟는 분노에 부대낍니다.

'내 이름을 검색하고… 동명이인들, 또래들, 주인공들, 남들은 평온하고… 나는 나 때문에 괴롭고…'

한국인 절반이 장기적인 울분에 빠져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울분이 심각하다는 이가, 열에 한 명입니다. 그 다섯 중 셋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분노는, 세대와 처지에 따라 차이가 났습니다. 심각한 울분은 30대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예순 살 이상의 네 배 반에 이르렀습니다.

스스로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다섯에 셋이 '장기적 울분 상태'라고 했습니다.

상층이라는 사람, 다섯에 셋은 자신이 '정상'이라고 했습니다.

'세상이 공정하다는 믿음' 역시 이 삼십대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분노는 중독되고 전염됩니다.

높은 분이 버럭 화를 내면 보통사람까지 파장이 미칩니다.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가 말했습니다. "분노는 정치에 걸맞은 정신 상태가 아니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분노를 먹고삽니다.

나라를 두 쪽 내, 눈먼 분노를 부추깁니다.

분노는 때로 모순과 차별에 맞서는 힘이 됩니다.

올림픽까지 제패한 안세영 선수가 말했지요.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제 분노였습니다."

정치부터 분노의 힘을 건강하게 분출한다면, 우리 분노하는 사회도 한결 누그러지련만 헛된 꿈일까요.

8월 27일 앵커칼럼 오늘 '분노는 나의 것'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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