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늦더위는 추석 대목을 앞둔 농민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하고 있습니다. 성묘 때 쓸 국화는 말라가고, 사과와 포도 같은 과일들은 화상을 입거나 당도가 떨어져 아예 수확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의 한 국화 재배 비닐하우스. 농민들이 시든 국화 모종을 뽑아냅니다.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한 달 전 심은 모종이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말라 죽은 겁니다.
정태식 / 농민
"자기 생육 온도에 맞지 않다 보니까 더위에 그렇게 생육을 못하는 그런 상황이죠."
노지에서 자란 국화는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이 밭에서 자라던 국화는 9월에도 이어진 무더위에 생육이 나빠져 농민들이 모두 뽑아냈습니다.
본격 성묘철을 앞두고 국화 공급이 줄면서 한 단에 4천 원 하던 국화 가격도 2배 수준으로 뛰었습니다.
사과 산지로 유명한 경북. 화상을 입은 사과들이 버려져 있습니다.
달린 사과도 화상병으로 갈색 반점이 생겼습니다.
밤에도 기온이 높아 일교차가 벌어지지 않으면서 붉은색도 아직 덜 띠었습니다.
경북 지자체 관계자
"고온으로 인해서 색깔이 덜 나서 출하를 조금 늦춘다고..."
포도도 고온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 봉지를 까보니 진한 보라색이어야 할 포도가 빨간색입니다.
수확기가 지났는데도 당도는 떨어집니다.
윤춘하 / 농민
"품값도 안 나오게 생겼어요. 이거 따서 버리는 것이 일이에요. 이거 갖다 버리는 것도..."
추석이 코앞인데도 기승을 부리는 폭염에 농작물들이 맥을 못추자 농민들 가슴도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TV조선 이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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