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치권의 깊숙한 뒷얘기를 짚어보는 여의도와 용산 사이, '여용사' 시간입니다.
정치부 이채림 기자 나왔습니다.
오늘 첫 번째 주제는 뭔가요?
기자>
"국회 상임위, 법안 보단 '쇼츠'?" 입니다.
앵커>
유튜브에 올라오는 60초 미만의 동영상을 쇼츠라고 하는데, 국회 상임위에서 의원들이 법안보단 쇼츠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 얘긴가요?
기자>
비공개로 진행되는 국회 소위와 달리 전체회의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됩니다. 상임위 중에서도 여야 대립이 격한 법사위와 과방위의 경우, 전체회의가 끝나면 '하이라이트' 영상 쇼츠가 하루 수십 개씩 만들어집니다.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회자된 쇼츠에 담긴 장면들, 직접 한번 보시죠.
[송석준│국민의힘 의원]
"존경을 할래다가도 또 존경하고 싶지 않아요!"
[양문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디서 함부로 소리를 질러요! 내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잖아! 어디서 씨래! 당신 몇 살인데!"
[박정훈│국민의힘 의원]
"다시 5분 주세요."
[최민희│국회 과방위원장]
"그래도 5분 드립니다. 이게 정청래 위원장과 다른 점입니다."
[박정훈│국민의힘 의원]
"아예. 훌륭하십니다."
앵커>
역시 정책과는 거리가 먼 발언들인데, 도대체 조회 수가 얼마나 나오나요?
기자>
민주당 양문석 의원 영상은 2주 만에 조회수 106만을,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의 영상은 한 달여 만에 조회수 77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화제가 되면, 인지도를 높이는 건 물론 지지자들로부터 호응도 얻는다고 합니다.
질문>
인지도가 낮거나 선수가 낮은 의원들까지 자연스럽게 발언 수위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인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카메라 없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소위에선 비교적 조용히 논의를 하다가도 생중계되는 전체회의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의원들도 많다고 합니다. 한나절씩 하는 상임위 회의를 계속해서 지켜보는 국민들은 거의 없을 텐데요, 그렇다 보니 의원들이 본연의 임무인 법안 심의보단 쇼츠로 만들어질만한 거친 공방에 주력한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국회 과방위의 경우, 현재 164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지만,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방송 4법 외엔 아직까지 전체회의에서 처리한 법안은 없습니다. 최근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쇼츠'에 신경쓴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하긴 어렵겠지만, 본말이 전도돼선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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