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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헤즈볼라 삐삐, 대만 회사 제품…이스라엘이 폭발물 심어"

등록 2024.09.18 14:11 / 수정 2024.09.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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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레바논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한 것은 이스라엘이 사전에 설치한 폭발물 때문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서방 국가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의 배후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폭발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서방국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가 수입한 대만 기업의 무선호출기에 소량의 폭발물을 심었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폭발한 무선호출기는 헤즈볼라가 대만 골드아폴로에 주문해 납품받았다.

각 기기의 배터리 옆에 1~2온스(28~56g)의 폭발물이 들어가 있었고, 이를 원격으로 터뜨릴 수 있는 스위치도 함께 내장됐다.

이스라엘은 또한 무선호출기가 폭발 직전 수초간 신호음을 내게 하는 프로그램까지 설치했다고 당국자 3명이 말했다.

이 때문에 다수 피해자가 무선호출기 화면을 확인하려는 과정에서 폭발에 따른 상처를 입었다.

피해자 대부분은 손이나 얼굴, 복부를 다쳤으며 손가락을 잃거나 두 눈을 심각하게 다친 이들도 있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도청이나 위치 추적을 피하겠다는 목적으로 무선호출기 사용을 늘렸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2월 이스라엘이 표적 공격에 활용할 수 있다며 휴대전화를 쓰지 말고 폐기하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헤즈볼라가 대량으로 무선호출기를 주문하자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이를 역이용해 공격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당국자들은 헤즈볼라가 대만 골드아폴로에 무선호출기 3천 대 이상을 주문했으며 레바논 전역의 조직원들에게 배포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암살 등 작전 수행을 위해 50여년 전부터 전화 등 통신수단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왔다.

1972년 뮌헨올림픽 직후 프랑스 파리에 주재했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간부 마흐무드 함샤리의 암살에는 자택의 유선전화기가 동원됐다.

이후 전화를 받기 위해 수화기에 손을 댄 함샤리는 폭발 탓에 중상을 입었고, 한 달 만에 사망했다.

1996년 하마스의 사제폭발물 기술자인 야히아 아야시 암살에는 이스라엘의 국내정보기관 신베트가 작업한 휴대전화기가 사용됐다.

아야시는 이스라엘에 포섭된 팔레스타인인이 건넨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중 폭발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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