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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앵커칼럼 오늘] 비정한 '삐삐 전쟁'

등록 2024.09.19 21:51 / 수정 2024.09.1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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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서동시집'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무대' 팔레스타인 임시수도에서 '운명'을 연주합니다.

이스라엘 지휘자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 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가 아랍과 이스라엘 젊은이들을 모아 창단했지요.

"아버지끼리 전쟁에서 적군으로 싸웠더군요. 그런데 저희는 이제 친오누이처럼 지내요."

공연을 마친 젊은이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뜨거운 포옹을 나눕니다.

"제가 바라는 건, 기적이 일어나… 이 모든 상황이 완전히 끝나는 거예요."

뮌헨올림픽 이스라엘 선수단 열한 명을 살해한 팔레스타인 테러 조직원들을, 이스라엘 요원들이 추적해 복수합니다.

표적의 집 전화기에 폭발물을 설치했는데, 딸이 전화를 받자 당황합니다.

"멈춰! 하지 마! 중지해!"

소녀는 목숨을 건졌지만, 표적이 혼자 있을 때 전화를 걸어 폭탄을 터뜨립니다.

요원들은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적이 악하다고 해서, 똑같이 악인이 될 순 없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벌였을 '삐삐 테러'는 피도 눈물도 없습니다. 경악스럽다 못해 무섭습니다.

무선호출기에 심은 폭약은 일상을 순식간에 피범벅 아수라장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손바닥, 호주머니, 허리춤이 찢겨 나리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사상자 대다수가 무장단체 헤즈볼라 조직원이라지만 민간인, 어린이까지 당했다고 합니다.

컴퓨터 게임 같은 냉혈에 소름이 돋습니다.

'가자 사태'는 하마스의 잔인한 기습 살상- 인질극으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과도한 '비대칭 보복'을 퍼부으면서 싸늘해진 세계의 시선이 더 급속히 냉각될 것 같습니다.

보복이 원한을 부채질하고, 다시 더 큰 보복을 낳는 무한궤도의 끝은 어디일까요.

미국 공익광고입니다. 병사가 총을 겨누는 포스터를 전봇대에 감으면 총구가 결국 그의 뒷통수를 겨눕니다.

지휘자 바렌보임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적을 함께 지녔습니다.

"두 민족의 운명은 질긴 끈으로 엮여 있으니…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야만의 총구부터 거둬야 합니다. 피의 보복을 멈춰야 합니다.

그 힘은 두 민족에게서 나옵니다.

9월 19일 앵커칼럼 오늘 '비정한 삐삐 전쟁'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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