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이동성 교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인복 교수, 미국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국승민 교수가 참여해, 제21대 총선 당시 학계가 주장한 '선거 부정' 등 소위 '네거티브 이슈' 관련 영향을 살펴보고 지난 7월 심사평가 저널인 'Public Opinion Quarterly'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라서다.
21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과 그 위성정당은 180석을 차지해 압도적 과반을 이뤄낸 반면,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참패했다. 이에 미래통합당 지지자들은 사전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그런데 대부분 이런 주장들은 선거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거나 한국의 투표 제도에 대한 오해에 기반했는데, 이로 인한 대중의 '정치적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들은 지난 2020년 총선 종료 후 수개월 뒤, 성인 남여 17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소위 통제 집단에게는 '선거 조작' 관련 외국의 학술 연구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다른 집단에게는 조작 가능성이 높거나 낮다는 것을 시사하는 학술 연구를 제공했다.
조사 결과 조작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를 함께 제공 받았던 사람들은, 그러한 연구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실제로 조작이 발생했다고 믿을 가능성이 12% 포인트 더 높았다. 전체 결과로 봤을 때, 이는 실제로 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52% 가량 높다는 것을 나타내는 수치다. 선거 조작 관련 조사를 요구하는 링크를 클릭할 가능성도 65% 더 높았다.
이는 선거가 공정하게 관리됐음에도 '선거 조작'을 주장하는 '거짓 정보'가 제공되면 승리한 정당의 지지자와 반대자 간의 인식 격차를 더 벌려 정치적 양극화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 같은 '불신 경향'은 4년 전 총선에서 패했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집중됐다. 선거 조작 관련 이슈가 정치 불신을 낳고, 이는 정치적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부정확하게 선거 조작 관련 이슈를 분석하고 그 연구 결과를 홍보하는 것이, 민주주의 제도를 훼손시키고 후퇴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정치 양극화가 보다 심화되는 상황에서, 학계가 과학적 증거에 근거한 명확한 진실을 전달해야 민주적 기반에 대한 신뢰가 더욱 단단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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