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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1월 APEC 한중 정상회담 추진"…中왕이, '美 미사일' 우려 표명

등록 2024.09.29 16:30 / 수정 2024.09.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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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중국 외교장관이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경주) 계기에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 한중 외교장관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도 고위급 교류"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현지 시각 28일 미국 뉴욕에서 약 45분간 회담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올해 들어 한중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하면서 11월 APEC 정상회의 등 금년 하반기 다자회의에서도 고위급 교류를 이어 나가기로 하고, 이러한 고위급 협의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태열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한중 간에는 올해 APEC 정상회의 등 계기에 양호한 교류의 흐름을 이어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오늘 (왕이) 부장과의 대화가 11월 APEC 정상회의시 한중 고위급교류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왕 부장은 내년 한국의 APEC 의장국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경주 APEC 정상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연례 APEC 정상회의는 통상 한국의 대통령과 중국의 1인자인 국가주석이 참석해왔다.

이날 양국 외교장관이 올해와 내년 APEC 정상회의를 거론한 것은 이를 계기로 각각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회담은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APEC 회의를 계기 삼아 열렸다.

그러나 이듬해 APEC에선 회담이 불발됐고, 두 정상은 악수만 주고 받았다.

시 주석은 2014년 7월 이후 한국을 방문하지 않고 있는데, 정부는 내년 APEC 회의에 시 주석이 참석하도록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왕이, '美 중거리미사일' 우려…"지역 평화·안정 파괴"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조태열 외교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이 지역(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한 것은 지역의 평화·안정을 파괴하는 것으로, 지역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외교가에선 왕 부장의 언급이 올해 4월 미국이 남중국해에 면하고 대만해협과 가까운 필리핀 루손섬에 설치한 최신 중거리 미사일 체계 '타이폰'(Typhon)과 관련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 신형 요격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타이폰'은 1987년 구(舊)소련과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한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조약에서 탈퇴한 이후 처음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한 사례다.

왕 부장이 중거리 미사일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한국을 향해서도 일종의 '사전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조태열 장관은 "북한은 연이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우라늄농축시설을 최초 공개하는 등 각종 도발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왕 부장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해서는 안 되며, 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는 각 당사자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중국은 계속해서 평화 회담을 촉진하면서 반도의 항구적 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답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한국 정부가 탈북민 보호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중국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 4개월새 3차례 외교수장 회담…"경제협력·인적교류 활성화"


조 장관과 왕 부장은 5월 베이징, 7월 라오스 비엔티엔에서의 만남에 이어 이번까지 4개월여 사이에 3차례 회담했다.

양측은 또한 경제 협력을 강조하며 양국이 실질적으로 협력할 동력을 계속해 강화하기로 했다.

왕 부장은 이날 "올해 들어 중국과 한국은 각 영역에서 왕래·협력이 활발해지는 추세로 양국 관계에 긍정적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며 "이는 양국의 노력 방향이 옳고 효과가 좋다는 점을 설명해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교(1992년) 때의 초심을 지켜 우호의 방향을 확고히 하고 상호 윈윈을 견지한다면 중한 관계는 지속해서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아울러 지방정부·의회·학술 분야 교류 등도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경색됐던 한중 관계는 올해 5월 조태열 외교장관 방중과 이후 서울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연이어 복원되고 있다.

왕이 부장도 최근 한중의원연맹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방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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