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이현숙, 조은지, 홍영인은 무엇보다 현대 에코페미니즘의 중요 이슈인 '동물주의(animalism)'를 표방하는 점에서 공통된 특성을 보인다. 인간과 세계,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관계뿐 아니라, 인간과 동식물 같은 비인간 존재와의 연관성과 연대감을 강조하며, 인간과 동물이 근원적으로 평등하다는 견지에서 동물 자체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다."
- 에코페미니즘
동물-되기를 통해 인간과 동물 사이의 위계를 해체하는 홍이현숙과, 끝을 모르는 개발과 파괴로부터 자연을 구하고자 하는 조은지, 동물과 인간의 위치를 뒤바꿈으로써 해방적 쾌감을 선사하는 홍영인의 작업을 보며 지금 이 행성에 꼭 필요한 미술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한다. 시인 김혜순의 말처럼 이 "드림팀"의 작업은 전체 여성 미술사라는 큰 흐름 속에서 따로 또 같이 조명받아 마땅하다.
'페미니즘 미술 읽기'는 1980년대 이후 한국 여성 미술가들이 축적한 성과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형도와 같다. 김홍희 전 서울시립미술관장이 여성 미술가 44인의 작업을 화두별로 묶고, 그들 사이의 유사하거나 상반되는 지점을 폭넓게 추적했다. 가령 윤석남과 장파는 '여성성과 섹슈얼리티', 김수자와 함경아는 '노마디즘', 차학경과 민영순, 윤진미는 '디아스포라 미술'이라는 주제어 아래 함께 묶인다.
'Korean Feminist Artists: Confront and Deconstruct'(파이돈 출판사)라는 제목으로 영국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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