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0년 전 작곡된 쇼팽의 미공개 왈츠곡이 미국 뉴욕의 '모건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 지하 금고에서 뒤늦게 발견됐다.
현지시간 27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큐레이터 로빈슨 맥클렐렌이 지난 봄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모건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의 지하 금고에서 컬렉션을 정리하던 중 인덱스 카드 크기의 악보인 품목번호 147번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악보에는 필기체로 쇼팽의 이름과 함께 '왈츠'라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맥클렐렌은 이 악보가 실제로 쇼팽의 작품인지 확신할 수 없었기에 쇼팽 연구의 선두주자인 펜실베이니아대학 교수 제프리 칼버그에게 연락했다.
칼버그 교수는 "내 입이 떡 벌어졌다"며 "이런 작품은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잉크, 종이 테스트는 물론, 필체, 음악적 스타일 분석과 외부 전문가 협의까지 거친 결과,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의 왈츠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려졌다.
모건 라이브러리에서 확인된 악보는 쇼팽이 20대 초반이던 1830~1835년 사이에 쓰여진 것으로 파악된다.
NYT는 "이 작품에 몇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서 "쇼팽의 다른 왈츠보다 짧고, 반복되는 길이가 약 80초, 48마디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A단조인 이 곡은 조용한 불협화음으로 시작해 격렬한 코드로 이어지는 전개를 보였다.
하지만 종이 및 잉크가 당시 쇼팽이 사용했던 것과 동일했고 필체도 쇼팽의 것이었다.
저음 음표의 독특한 표기 역시 쇼팽의 특징으로 확인됐는데, 모건 라이브러리가 소장한 또 다른 쇼팽 악보에서도 이러한 표기를 볼 수 있있다.
악보에는 평소 그림 그리기를 즐겼던 쇼팽의 낙서도 곳곳에 남아있었다.
맥클렐렌은 "우리는 (쇼팽의 작품이라는) 결론에 전적인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이제 세상이 살펴보고 의견을 내놓을 때"라고 자신했다.
맨해튼에서 NYT를 위해 쇼팽의 왈츠곡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랑랑 역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정통적인 쇼팽 스타일 중 하나"라고 의견을 같이 했다.
NYT는 "반세기 만의 첫 발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이 매체는 그간 위조, 변조 등이 있었던 만큼 이번 발견이 클래식 분야에서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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